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경남 거제시 저도를 방문해 “저도 일대 바다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께서 첫 번째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이 있었던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곳”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전남도청 방문 때 “전남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의 충무공 언급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선 국가적 단합을 강조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도를 국민에게 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 저도 개방을 공약했고, 오는 9월부터 1년간 일반에 시범 개방된다. 문 대통령이 이날 저도를 찾은 것은 그런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은 전국 17개 도시 출신 국민 100여명과 저도 주변 1.3㎞ 구간 산책로를 함께 걸었다. 1970년대까지 저도에서 살았던 '마지막 주민' 윤연순씨의 가족이 초청됐고, 김경수 경남지사도 동행했다.
저도는 거제도 북쪽에 위치한 면적 43만여㎡의 작은 섬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하계 휴양지로 쓰기 시작하면서 ‘대통령 휴양지’가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저도 내 별장시설을 ‘바다의 청와대’란 의미인 '청해대(靑海臺)'로 지정한 뒤로는 일반인 출입이 제한됐다. ‘대통령만의 섬’이 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이 휴양지로 사용했고, 군 시설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반인들 출입을 금지해 왔다”며 “군사 시설 보호 장치와 유람선 선착장 등 시설이 갖춰질 때 까지 시범 개방하다가 준비가 갖춰지면 전면적으로 개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모습이 ‘저도의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것을 보셨을 것”이라며 “이런 곳에서 대통령 혼자 지낼 게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들이 함께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여름 휴가를 저도에서 보냈다. 대통령의 딸로서 저도를 찾았던 추억을 떠올리면서 박 전 대통령이 백사장에 '저도의 추억'이라고 쓴 일화가 화제가 됐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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