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8)의 단짝이자 ‘국민브라’란 애칭이 익숙한 파트리스 에브라(38ㆍ프랑스)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에브라는 29일(현지시간)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20년간의 선수 생활에 은퇴를 고하며 심경을 고백했다. 에브라는 “아직 어려 보이지만 하지만 나도 벌써 38살”이라며 “본능적으로 이제 새로운 세대를 위해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라며 “선수로서 이룬 모든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에브라는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과 잉글랜드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활약하며 10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린 특급 윙백이다. 왼쪽 측면에서 뛰며 빠른 발과 정확한 크로스로 상대 수비를 곤란에 빠뜨렸고, 적극적 수비와 정확한 태클로 아군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1998년 이탈리아의 SC마르살라에서 프로에 데뷔한 에브라는 프랑스의 니스와 AS모나코 등을 거쳐 2006년 알렉스 퍼거슨(78) 감독의 부름으로 맨유에 입단했다. 에브라는 맨유에서 보낸 8시즌 동안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5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회 등 수많은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2014년 이탈리아의 명문 유벤투스으로 이적해 세리에A 우승 경력도 쌓으며 화려한 황혼기를 보냈다. 프랑스 국가대표로도 두 차례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A매치 81경기에 출장했다.
에브라는 맨유 시절 동료였던 박지성과 ‘절친’으로 지내며 맨유 선수들 중 국내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2014년에는 박지성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이제 에브라는 지도자로서 인생의 제2의 막을 준비하고 있다. 에브라는 "2013년에 시작한 유럽축구연맹(UEFA) B급 지도자 라이선스 과정을 마치고 A급 라이언스를 취득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1년 반 안에 팀을 이끌 준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퍼거슨 감독이 자신의 선수들 중 라이언 긱스와 내가 위대한 감독이 될 것이라고 말해줬는데 너무나 고마운 칭찬이었다”고 덧붙였다.
에브라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고마워요. 또 만나요, 안녕(Merci au revoir)"이라는, 선수로서 마지막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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