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의 캐스팅매니저, 독일 본 극장의 예술감독, 쾰른 오페라하우스 극장장, 미국 로스앤젤레스(LA)오페라극장 수석코치 등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의 관계자들이 다음달 대구에 모인다. 올해 17회째를 맞이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개최되는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DIOA) 본선 심사를 위해서다.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을 비롯해 8명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맡는다. 현지에서도 매일 같이 오디션 심사를 맡느라 바쁜 이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오페라 콩쿠르에 참석하는 건 이례적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다음달 28, 29, 31일 사흘에 걸쳐 국제콩쿠르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9월 5일 개막하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앞서 열리는 콩쿠르다. 국내에서도 성악 콩쿠르가 있었지만, 이번 DIOA는 극장 관계자들이 국내외 신인 성악가들의 실력을 확인하고 각 극장 무대에 서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DIAO는 만35세 이하 성악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초부터 비디오 심사와 예선을 치렀다. 15개국 92명의 지원자가 빈과 베를린, 대구에서 지역 예선을 거쳐 이 중 20명이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내년부터는 LA오페라 극장에서도 예선이 진행된다. 유럽 예선에서도 도미니크 메이어 빈 슈타츠오퍼 극장장 등 세계 오페라계를 이끌고 있는 극장 관계자들이 심사를 맡았다.
아시아 도시에서 처음 열리는 콩쿠르에 이 같이 유럽 극장들이 대거 참여한 배경에는 2017년 추진됐던 오페랄리아 국제콩쿠르 한국 유치 노력이 있다. 오페랄리아 국제콩쿠르는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플라시도 도밍고(78)가 후배양성을 위해 시작한 콩쿠르로 한국 오페라 70주년을 맞아 국내 개최 유치를 추진했지만 성사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때 인연을 맺은 해외 극장관계자들이 이번 DIOA 개최에 기꺼이 힘을 보탰다.
한국 성악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에서 개최하는 콩쿠르에 거는 기대감도 커졌다는 후문이다. 각 극장은 최소 한 명 이상의 젊은 인재를 시즌 오페라의 주ㆍ조연으로 선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DIOA가 성악가들의 단순 경연을 넘어 아티스트 마켓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최상무 예술감독은 “올해는 성악 부문만 진행하지만 앞으로는 지휘, 연출, 무대미술까지 영역을 확대해 종합예술인 오페라의 아티스트 마켓 형태가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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