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5월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가 한미 양국 정보기관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북한전문 인터넷매체 NK뉴스가 29일 보도했다. 김 목사는 6 •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른 한국계 미국인 2명과 함께 북한에서 풀려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대북 외교의 대표적 치적으로 이들 억류자 3인의 송환을 거론해왔다.
김 목사는 NK뉴스와 서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억류 당시 국가정보원을 위해 일했다는 기자회견 진술은 대체로 사실이며 미국의 국익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도 협력했다고 밝혔다.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체포됐던 김 목사는 간첩 및 체제 전복 혐의가 적용돼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받았다. 김 목사는 2016년 3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조선 정보 모략꾼들의 지령을 받고 공화국의 당, 국가, 군사 비밀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그들에게 넘겨주는 간첩 행위를 감행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당시 보도한 바 있다.
김 목사는 인터뷰에서 “나는 카메라가 장착된 시계로 장면들을 촬영했으며, 전자파 도청 장비들을 사용했다"면서 CIA로부터 북한에서 '안테나'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 받았다고 말했다. CIA는 특히 북한의 군사 및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해달라 요청했다고 한다. 그는 “CIA는 위성사진을 통해 나진항에서 의심스러운 선박을 감지하던 중 나에게 초근접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그 선박이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파악해냈다"라며 "나는 (체포) 바로 전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김 목사의 주장과 관련한 확인 요청에 CIA나 미 국무부, 국가정보원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NK뉴스는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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