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태국 방콕서 열리는 ARF 일정 거론하며 북한에 협상 재개 거듭 촉구
“3차 정상회담 계획은 없어” 선 실무협상 후 정상회담 기조
2차정상회담 결렬 이유로 "구매가와 판매가 간에 큰 차이가 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7일 북한과의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한 창의적 해법을 강조하면서 금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과 실무 협상을 갖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ARF 불참을 통보한 상황에서 북한에 실무 협상 재개를 거듭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3차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고 밝혀 ‘선(先) 실무협상 후(後) 정상회담’ 기조도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주최 행사에 참석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할 준비가 됐다고 반복해서 말해왔다”고 재차 환기한 뒤 "이제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시간이다. 우리가 이를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ARF 외교장관 회담을 거론하며 "나는 내일 낮에 아시아로 향한다. 나는 며칠간 방콕에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큐빅 퍼즐'(Rubik's Cube)을 풀 수 있도록 실무협상을 곧(very soon) 다시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또한 그(김 위원장)가 북한 지도자로서 받아 든 진짜 도전이기도 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해온 더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도록 그가 그의 길을 분명히 보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3차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에는 "논의되고 있는 것이 없다. 계획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현재 가진 것을 유지하면서 더 이상 추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을 경우 제재 해제를 해주는 방안도 검토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너무 가정적인 질문"이라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창의적인 해법이 있기를 희망한다. 그것은 우리 각자에게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것들은 미국의 제재가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들로, 모든 나라가 가하고 있는 국제적인 제재들이다. 우리는 이들 제재 집행을 위한 청지기라는 걸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3차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선 실무 협상을 통해 비핵화 문제에서 진전을 이뤄야 하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해 제재 이행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유에 대해선 "경제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구매가와 판매가 간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 측이 제안한 영변 핵시설 폐기의 값어치를 놓고 북미 간에 큰 간극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는 '김 위원장이 어떤 타입의 사람이냐’는 질문에는 "그는 똑똑하다. '그의 시간'이 왔을 때 어린 나이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처음 대화를 나눴을 때부터 그는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들과 우선 사항들,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나에게 매우 솔직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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