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고속도로에서 코끼리 한 마리가 트럭에 치여 숨졌다. 인간의 농장과 마을이 넓어지는 만큼 보금자리가 줄어든 코끼리들이 정글에서 쫓겨나는 처지에 놓이면서 ‘로드킬(Roadkill)’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30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28일 밤 말레이반도 트렝가누주(州) 북쪽의 국립공원 일대 도로에서 5~6세로 보이는 암컷 야생 코끼리 한 마리가 트럭과의 충돌로 머리를 심하게 다치는 로드킬 사고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일 날씨는 좋았지만 어둠 속에서 갑자기 야생 코끼리 떼가 나타나 운전자가 미처 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철광석을 싣고 항구로 가던 트럭 운전사는 다행히 부상 없이 탈출했다.
같은 고속도로에서는 2년 전에도 코끼리 두 마리가 두 달이 안 되는 간격으로 잇따라 로드킬 당한 바 있다. 말레이반도의 코끼리들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로 분류한 종이다. 약 1,500마리의 코끼리가 현재 야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말레이시아 국립공원 측에 따르면 2013~2018년 말레이반도에서 2,000마리 이상의 야생 동물이 로드킬 사고로 죽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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