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법성매매 의혹’ 본격수사
수사당국의 칼끝이 빅뱅의 승리(29·본명 이승현)에 이어 대성(30·본명 강대성)을 향하고 있다. ‘버닝썬 스캔들’ 당시 승리를 수사했던 경찰이, 대성 소유 빌딩에서 불법 성매매 등이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대성이 본인 건물에서 이뤄진 여러 불법 행위들을 알고도 방치했는지 여부가 앞으로의 수사 쟁점이 될 걸로 보인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빅뱅 대성 건물 관련 첩보를 수집했고 여러 의혹이 제기돼 검토를 해봐야 한다"며 "서울경찰청에서 객관적인 의혹 제기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성이 지난 2017년 사들인 서울 강남구 빌딩에서 비밀 유흥주점이 운영됐고, 이 주점에서 성매매는 물론 손님들을 상대로 마약 유통이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다. 실제 지난 4월 서울 강남경찰서는 버닝썬 스캔들 이후 유흥주점을 상대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던 중 대성 소유 건물에서 불법 유흥주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주간의 잠복 끝에 불법 유흥주점을 운영한 업소 4곳을 적발했다. 이 중 한 곳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놓고 여성도우미를 고용해 영업하다 덜미가 잡혀 1개월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다만 당시 업소들의 단속 사실은 건물주인 대성에겐 통보되지 않았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성매매를 한 경우엔 성매매특별법에 따라 건물주에게 적발 사실을 통보하고 책임도 물을 수 있지만 당시엔 성매매 정황을 찾지 못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다"며 "이 경우엔 건물주에게 통보할 의무가 없어 불법 영업을 한 업주 4명만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시 경찰은 해당 건물이 대성 소유란 걸 알지 못했다"며 "대성 건물이라 봐줬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대성 관련 의혹들을 모두 확인 중이다. 특히 경찰은 대성이 본인 소유 건물에서 각종 불법 영업이 이뤄진 걸 알고도 내버려 둔 건 아닌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지난 4월 대성 건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졌던 만큼, 대성이 불법 영업 정황을 몰랐을 리 없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성매매와 마약 유통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가 포착되면 곧바로 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만약 수사 단계에서 불법 성매매 영업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 대성 역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거나 성매매에 이용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건물 등을 제공하는 행위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와 별개로 건물주인 대성에게 불법영업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한편 대성은 지난 2011년 5월31일 새벽에 과속운전을 하다 전방 부주의에 의한 교통사고를 내 사람을 죽였다는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다만 법원은 대성의 도로교통법 위반만 인정하고 과실치사에 대해선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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