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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취소한 문 대통령, 지난 주말 제주 비공개 방문

입력
2019.07.29 17:30
수정
2019.07.29 23:43
4면
0 0

靑“주말 일정은 개인 일정, 이번주 집무실서 정상근무 예정”

지난 주말 제주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제주특별자치도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페이스북
지난 주말 제주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제주특별자치도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비공개 방문했다는 사실이 29일 뒤늦게 공개됐다. 여름 휴가를 취소한 문 대통령이 ‘약식 휴가’를 다녀 온 셈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휴가가 아니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29일부터 닷새간 여름 휴가를 갈 예정이었으나, 일본의 수출 규제, 북ㆍ중ㆍ러의 군사 도발 등 현안 대처가 시급해 취소했다. 28일 이 같은 사실을 발표 바 있는 청와대는 하루 만에 제주 일정이 ‘의도치 않게’ 공개되자 “문 대통령이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했지만 휴가가 아닌 개인 일정이었다”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설명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김정숙 여사와 손자 등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찾았다. 언론 등에 알리지 않은 비공개 일정이어서 경호 인력을 비롯한 최소 인원만 문 대통령을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 한림읍의 송기인 신부 거처에서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송 신부는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송 신부와 만났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제주 일정이 휴가가 아니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여름 휴가를 취소하는 대신 주말에 제주를 방문한 것”이라며 “평일에 연차를 내고 가는 것이 통상적 휴가이고, 주말에 어느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개인 일정”이라고 덧붙였다. ‘평일에 쉬는 것만 휴가이며, 개인 일정과 휴가는 다르다’는 다소 경직된 논리였다.

청와대는 잇달아 터진 외교 악재에 포위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한가하게 휴가를 가느냐’는 류의 비판이 나오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당초 문 대통령의 제주 방문을 공개하지 않으려 했으나, 한 도민이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을 통해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집무실로 출근해 평소처럼 현안을 챙겼다. 이번 주 내내 되도록 대외 일정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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