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임박 등 줄악재… 中ㆍ日 증시는 안정적 흐름
국내 증시가 속절 없이 급락하고 있다. 29일 코스닥은 4% 폭락하며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30선을 내줬다. 다른 아시아 증시의 안정적 흐름과도 확연히 대비된다. 일본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의 한국 배제 임박,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혜택 상실 우려, 미국 금리 추가 인하 기대 약화 등 악재가 겹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25.81포인트(4.00%) 내린 618.78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4월14일(618.2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고, 지수 하락 폭으론 ‘검은 10월’로 불린 지난해 10월29일(-33.37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 코스피는 36.78포인트(1.78%) 내린 2,029.4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5월29일(2,023.32)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낮다. 반면 이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0.12% 하락,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0.19% 하락에 그쳤다.
국내 증시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미국의 WTO 개도국 지위 규정 개정 요구 등 한국을 타깃으로 하는 악재들이 빈발하는 탓이다. 일본 정부가 다음달 2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여부를 결정할 각의(국무회의)를 예정한 가운데,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당 시행령 개정에 이례적으로 많은 4만건 이상의 의견이 접수됐고 대부분은 개정 찬성(한국 배제) 의견이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WTO 개도국 지위에 편승해 특혜를 받고 있는 나라로 한국, 중국 등을 지목한 일은 미중 무역분쟁 확전에 한국이 깊숙이 말려들었다는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연율 기준 2.1%)이 시장 예상치(1.8%)를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말에 이어 연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거란 기대감이 약화된 점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 증시의 또 다른 불안 요인으론 투자 심리 악화에 따른 거래량 위축이 꼽힌다. 수급 자체가 부진하다 보니 비교적 적은 매도에도 장의 낙폭이 커졌고, 코스피에 비해 수급층이 얇은 코스닥은 더욱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은 개인 외에는 이렇다 할 매수 주체가 없다 보니 국내외 악재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역시 이달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4조2,000억원으로, 2015년 12월(3조9,580억원) 이래 최저치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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