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된 후 한기총 통장에 60만원 입금”… 전 목사 “원래 한기총 재정 바닥”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조사위원회가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를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9일 한기총 조사위원회는 전 회장을 횡령ㆍ사기ㆍ공금 착복 및 유용 혐의 등으로 서울 혜화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병순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고발장 접수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가 대표회장 취임식부터 현재까지 한기총 주관으로 18차례 행사를 치르면서 한기총 계좌가 아닌 개인 혹은 다른 단체의 이름으로 거액의 후원금 및 기부금을 받아 횡령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전 회장 취임 이후 3월부터 한기총 이름으로 개설된 통장에는 ‘이승만 대통령 대학 설립기금’ 명목으로 60만원이 입금된 게 전부일 뿐, 나머지는 전 회장 혹은 본인이 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통장으로 입금됐다고 보고 있다. 후원금 모집 시 후원계좌 대부분을 한기총 명의가 아닌 대국본이나 개인 계좌로 돌려놓고 후원금을 빼돌렸다는 얘기다. 전 회장의 횡령 규모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액수를 밝혀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조사위는 또 후원금 횡령 의혹 외에도 한기총 직원 6명의 임금을 체불하고, 한기총 사무실 임대료를 장기 체납한 데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직원들에게는 올해 6월부터 두 달 연속 급여가 지급되지 않았고, 밀린 임금 총액 규모는 3,000만~4,000만원 상당이다. 한기총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임대료도 전 목사가 회장에 취임한 뒤인 올 3월부터 5개월간 5,000만원의 임대료가 체납된 상태다.
이날 회견에 앞서 전 목사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한기총 재정은 취임한 2월부터 이미 재정이 바닥이어서 횡령 자체가 불가하다”라며 “한기총이 주최한 행사에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없으며, 대부분 애국운동으로서 사랑제일교회 애국헌금, 청교도영성훈련원에서 지원되는 헌금과 선교비 외에 어떠한 단체나 개인으로부터 기부금이나 모금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전 목사는 선교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신도들에게 기금을 거둬 착복한 혐의 등으로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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