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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노쇼’와 정반대… ‘무료 공연’ 열고 눈물 흘린 앤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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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노쇼’와 정반대… ‘무료 공연’ 열고 눈물 흘린 앤 마리

입력
2019.07.29 12:45
수정
2019.07.2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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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홀리데이랜드 무대 갑자기 취소되자 인근 호텔서 무료 공연

관객들 종이비행기 날리며 응원

다니엘 시저, 빈지노 등 무대 연달아 취소… ‘미숙한 운영’ 비판도

영국 가수 앤 마리.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영국 가수 앤 마리.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세계적인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ㆍ유벤투스)가 지난 26일 한국의 K리그 선발팀과의 친선경기에 1분도 뛰지 않고 돌아가 축구 팬들의 공분을 산 가운데 호날두와 정반대의 행보로 주목받는 해외 스타가 있다. 영국 가수 앤 마리(28)다.

마리는 28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홀리데이랜드페스티벌(홀리데이랜드)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공연이 취소되자 자체 공연을 따로 열어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해외 유명 가수가 내한 공연이 취소된 뒤 별도의 장소를 마련하고 따로 시간을 내 한국 관객을 위한 공연을 열기는 이례적이다.

마리 측에 따르면 마리가 ‘깜짝 공연’을 연 사연은 이랬다. 마리는 28일 오후 9시에 무대에 설 예정이었으나 공연 2~3시간 전에 공연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홀리데이랜드로부터 받았다. 비가 와 안전 문제 등으로 공연 진행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일’은 다음에 터졌다. 홀리데이랜드가 마리의 공연 취소의 이유를 공연장 스크린 등에 “뮤지션의 요청으로 취소됐다”고 알린 뒤부터였다. 마리는 바로 반박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내가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투 마이 코리안 팬스’란 제목으로 동영상도 올려 “정말 너무 미안하다… 방에서 울었다”며 공연 취소를 안타까웠다.

마리는 잠시 후 SNS로 한국 관객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제안했다. 오후 11시 30분부터 공연장 인근 호텔에서 공연을 연다는 공지였다. 무료 공연이었다. 공연장엔 300여 명이 넘는 관객이 몰렸다. 마리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취소돼 집으로 발길을 돌리려던 관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마리는 히트곡 ‘2002’(2018) 등을 불러 한국 관객을 열광케 했다. 그의 무대엔 흰색 종이비행기가 한가득 떨어져 있었다. 한국 관객을 위해 작지만 특별한 무대를 마련해 준 마리를 향해 관객들이 표현한 감사의 마음이었다. 관객이 그의 무대에 종이비행기를 날리자 마리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특징인 마리는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멜론과 벅스 등 국내 6개 음원사이트에서의 음원 소비량을 조사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마리의 ‘2002’는 한국 가수의 노래를 제치고 6월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국내 음원사이트에서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수를 합한 수치가 가장 높았다. 2010년 집계 이해 해외 음악이 이 월간 차트에서 1위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리가 보여준 한국 관객과 뜨거운 소통과는 별개로 그의 무대 돌연 취소에 대한 주최 측의 운영 미숙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홀리데이랜드는 마리 외에 이날 예정된 무대 중 캐나다 가수 다니엘 시저와 래퍼 빈지노의 공연도 취소했다. 우천을 문제로 음악 축제에서 주요 무대가 연달아 취소되기는 보기 드물다. 10년 넘게 공연기획사에 일하는 관계자는 “여태 태풍, 폭우가 와도 대부분의 음악 축제가 큰 탈 없이 열렸고, 주요 아티스트의 무대가 연달아 취소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라며 “홀리데이랜드 측의 무대 안전성과 그 확보를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홀리데이랜드페스티벌 주취 측이 29일 낸 앤 마리 등 공연 취소 관련 입장문.
홀리데이랜드페스티벌 주취 측이 29일 낸 앤 마리 등 공연 취소 관련 입장문.

홀리데이랜드는 그간 운영 미숙에 대한 관객들의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번 축제 일부 파행과 관련해서도 ‘우풍으로 무대안전 문제가 생길 줄 몰랐고, 당황한 나머지 아티스트 탓으로 공연 취소 사유를 댄 것이 화근이다. 안전 문제라고 하면 그렇게까지 분노를 촉발하진 않았을 터인데’(timb****), ‘파행 운영에 할 말을 잃었다’(wann****)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 관객은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날 공연 취소를 놓고도 가수 측과 다른 입장을 낸 홀리랜드는 “어제 공연에 대한 종합적 상황 규명과 관객 보상 체계 마련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오늘 중으로 최종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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