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투톱 ‘문 대통령 적 규정 발언’에 작심 경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을 ‘대적’이라고 표현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어떻게 적으로 생각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또 문 대통령을 ‘안보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발언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작심하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가 지난 27일 당원교육행사에서 ‘우리의 대적, 우리가 이겨야 할 상대방을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라고 강조했는데, 전 이 기사가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국군통수권자한테 ‘안보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하는 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공당을 이끄는 두 사람이 이런 사고로 당을 이끌면 안 된다”며 “다시는 이런 발언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애초 한국당 투톱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려고 했다. 모두발언에서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당과 정부의 대응 방침을 강조했다. 또 한국당에 대해선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협조를 당부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황교안ㆍ나경원 등 한국당 투톱이 연일 정부를 향해 공세를 퍼붓고 있고, 문 대통령을 ‘적’으로 규정하자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로 전환되기 직전 “제가 이 말씀은 안 드리려고 했는데, 유감스럽다는 생각에서 꼭 말씀 드려야겠다”며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또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ㆍ부품 산업 발전을 위한 당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부품ㆍ소재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대책을 만들도록 사무처에서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부터 일주일간 여름휴가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산적한 외교ㆍ안보 현안을 고려해 사실상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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