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ㆍ이란 등 놓고 ‘트럼프와 불화’ 코츠 끝내 물러나… 래트클리프는 ‘트럼프 방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다음달 물러나고 후임으로는 공화당 존 래트클리프(텍사스) 하원의원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수 차례 충돌한 코츠 국장이 수일 내 사임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뒤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교체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래트클리프의 DNI 국장 기용 방침을 알린 뒤 “존은 그가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위대함을 이끌고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츠 국장이 다음달 15일 퇴임할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그의 위대한 봉사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래트클리프 의원의 정식 취임 전에 대행을 곧 임명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내 모든 정보기관들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인 DNI는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정보기관 개편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설립됐다.
NYT 등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 출신인 76세의 코츠 국장은 2017년 3월 임명된 후 주요 외교ㆍ안보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어 그동안 교체설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월 말,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때까지 낙관론을 펴던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적 모습을 보인 게 대표적이다. 또 과거 방송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관계를 비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탈퇴 결정을 내린 이란 핵협정과 관련해 “이란이 핵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발언한 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ㆍ북한 등에 대한 코츠 국장의 상원 증언이 자신의 공개 발언과 배치되는 데 격분했다”며 “특히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비판 발언이 결정적이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코츠 국장에 대해 “2016년 대선 승리 후 노련한 외교정책 조력자였으나 대통령이 점점 피로감을 느낀 마지막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물러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비슷한 사례라는 설명이다.
새 DNI 국장에 지명될 예정인 3선의 래트클리프 의원은 지난주 열린 하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법 위에 있지 않지만 “법 아래에 있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평소 트럼프 대통령을 방어해 온 인물이다. 앞서 그는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