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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노쇼’에 주최측은 알맹이 빠진 사과만… 연맹은 위약금 청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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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노쇼’에 주최측은 알맹이 빠진 사과만… 연맹은 위약금 청구 방침

입력
2019.07.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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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K리그 선발팀과의 경기가 끝난 후 웃으며 경기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저작권 한국일보]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K리그 선발팀과의 경기가 끝난 후 웃으며 경기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ㆍ유벤투스)의 ‘노쇼’ 사태로 국내 축구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친선경기를 주최한 더페스타와 경기에 참가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식 사과했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2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K리그 선발팀)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는 유벤투스 선수단의 지각과 호날두의 결장으로 파행됐다. 수익만 고려한 채 무리한 일정을 밀어붙인 주최측과 호날두의 결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유벤투스, 계약만 믿고 K리그 대표팀까지 결성해준 연맹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호날두의 45분 이상 출전을 기대하고 최대 40만원의 티켓을 구매한 애꿎은 팬들이 피해를 봤다. 팬들은 호날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동시에 주최측에 티켓 환불을 요구하는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경기 당일 취재진 앞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더페스타는 경기 다음날인 27일 오후가 돼서야 대표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더페스타는 입장문에서 “주최사로서 유벤투스 구단의 계약 불이행에 대해 대비하지 못한 점에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유벤투스와의 계약서에 호날두의 최소 45분 출전 내용이 명시돼 있었지만 후반전이 시작되고 나서야 일방 통보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나 연맹에 대한 보상 여부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하며 여전히 책임을 회피했다. 유벤투스와의 계약에서 상대의 책임만을 탓했을 뿐,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본인들의 책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더페스타는 향후 대응과 관련 “유벤투스 측에 문제점들을 강력하게 항의”하고 “관련된 모든 사실을 알려드리겠다”고만 한 게 전부다.

이에 앞서 연맹도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연맹은 같은 날 오전 발표한 권오갑 총재 명의의 사과문에서 “호날두가 근육에 이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계약과 달리 경기에 출장하지 않음으로써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리게 됐다”며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연맹은 더페스타를 상대로 계약상 조항에 따라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계약 불이행을 책임져야 할 유벤투스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 전날부터 호날두의 결장이 이미 정해져 있던 것으로 알려진 데다, 마우리시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이 “호날두를 보고 싶다면 비행기 표 값을 지불하겠다”는 농담을 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더 큰 논란이 됐다. 27일 이탈리아 매체 엘 비안코네로에 따르면 사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은 발언을 했는데 통역 과정에서 전달되지 않았다.

이에 팬들의 배신감과 분노는 들불처럼 번져 가고 있다. 친선전 도중 호날두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32ㆍ바르셀로나)의 이름을 연호했던 팬들은 ‘메호대전(메시와 호날두의 역대 최고 선수 논쟁)’의 종결을 알리며 등을 돌렸다. 호날두의 대명사 ‘우리형’도 메시를 부르는 애칭으로 바뀌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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