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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일본 국회에 새 바람… 장애인 의원 위한 ‘배리어프리’ 추진

입력
2019.07.28 17:00
수정
2019.07.28 19: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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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신생정당인 레이와신센구미의 비례대표로 당선된 루게릭병 환자인 후나고 야스히코 당선인. 도쿄=교도 연합뉴스
지난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신생정당인 레이와신센구미의 비례대표로 당선된 루게릭병 환자인 후나고 야스히코 당선인. 도쿄=교도 연합뉴스

지난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2명을 당선시킨 신생정당 레이와신센구미(れいわ新撰組)가 일본 국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올 4월에 출범한 레이와신센구미는 중증 장애인 2명을 국회에 입성시켰는데, 참의원 운영위원회 이사회가 25일 이들의 등원에 앞서 국회의사당의 배리어 프리(barrier freeㆍ고령자나 장애인을 위해 물리ㆍ제도적 장애물을 허무는 운동)화에 합의하면서다. 두 의원을 위한 좌석 배치는 물론 이들의 왕래와 투표 등을 도울 인력의 의사당 입장이 허가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참의원 풍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레이와신센구미 소속의 당선인은 난치병인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ㆍ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전직 기타리스트 후나고 야스히코(船後靖彦ㆍ61)와 뇌성마비 장애인 기무라 에이코(木村英子ㆍ54)다. 참의원 운영위는 큰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두 당선인을 위해 이들의 좌석을 출입구 근처로 배정했다. 관례상 초선 의원들은 의사당 앞쪽 좌석부터 할당받는데 이들의 출입을 배려하기 위해 다선 의원들이 앉는 맨 뒷줄 좌석을 배정했다. 기존 3인용 좌석을 2인용으로 개조, 이들의 의료 기기와 개인용 컴퓨터 사용을 위한 전원을 설치한다. 이 같은 작업은 다음 달 1일 소집된 임시국회 이전에 완료한다.

이들의 입장과 투표를 도울 돌봄 인력의 의사당 입장도 허용된다. 임시국회가 열리면 의원들이 우선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투표가 이뤄지는데, 일본에선 직접 투표용지에 이름을 적어 제출한다. 그러나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후나고 당선인은 손발을 움직일 수 없고 목소리도 낼 수 없다. 눈으로 문자판을 응시해 이를 돌봄 인력이 대신 읽어주거나, 치아로 센서를 무는 방식으로 컴퓨터를 조작해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나고 당선인이 컴퓨터를 통해 의사를 밝히면, 돌봄 인력이 대신 투표용지에 필기해 제출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국회의사당에 개인용 컴퓨터의 반입이 금지됐으나 의료와 의정활동에 필요한 경우 반입을 허용키로 했다. 기립 투표 시에도 거동이 불편한 두 당선인을 위해 돌봄 인력의 거수로 찬반 의견을 밝히는 것을 인정한다. 참의원 규칙에 금지된 의사당 내 모자와 목도리 등의 착용은 의료상 필요한 경우 인정하고, 상의와 넥타이 착용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참의원은 두 당선인이 등원하는 1일 의사당 중앙 현관에 슬로프를 설치하기로 했다. 통상 의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정면 현관의 슬로프는 두 당선인이 타는 대형 휠체어는 이용할 수 없어 새 슬로프를 설치할 예정이다. 그동안에는 국회 뒤편의 계단이 없는 입구로 입장한다. 아울러 의사당 내 다목적 화장실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의원회관의 사무실도 출입이 편한 저층으로, 그리고 다목적 화장실에서 가까운 곳으로 배정키로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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