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자율형사립고인 대광고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김철경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장은 “정부가 자사고를 ‘적폐’로 단정해 ‘입시기관’ 같은 근거 없는 폄하를 일삼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_교육부가 전북 상산고의 자사고 지위는 유지시켰다. 서울 자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명박 정부 때 대거 지정된 서울 자사고들에 ‘서열화 조장’이란 죄목을 뒤집어 씌워 없애겠다는 거다. 소위 명문대 입학을 무조건 최고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이미 사회에 대학입시가 존재하는 한 학생들에게 더 나은 결과를 얻게끔 도와주려는 노력을 ‘입시학원’이란 평가로 폄하시키면 안 된다.”
_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이 13개 자사고 중 8개의 지정취소 처분을 내렸다. 예상했나.
“지난해 말 교육청이 통보한 평가지표와 기준점(70점)을 통과할 자사고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보편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잣대를 들이댄 평가였다. 탈락한 학교가 몇 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적법하지 않은 기준으로 평가 받은 자체가 상식의 범위를 벗어났다.”
_탈락한 자사고들이 선택과목 개설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자사고로 지정된 초기에야 교육과정 편성에 자율권이 있었지만 해가 가면서 교육당국 통제권 안에 모두 들어왔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시행(2018년)으로 자사고도 일반고와 마찬가지로 국영수(기초교과 영역) 이수단위 비율이 총 단위의 50%를 초과할 수 없다. 대광고만 해도 ‘50% 이하’가 권장사항이던 그 이전부터 국영수 비율을 47~48% 수준으로 철저하게 지켰다. 사실상 일반고와 똑같은 교육과정이다.”
_사교육 주범이란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사교육이 자사고만의 문제인지 되묻고 싶다. 자사고에 가려고 사교육을 받는다고 하는데 서울 자사고들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다. 서울 자사고(전국단위 하나고 제외)는 성적 제한 없이 추첨과 면접으로 입학생을 선발한다. 오죽하면 ‘깜깜이 전형’이라고도 불린다. 내신을 반영하는 전국단위 자사고나 과학고, 외국어고에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_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는 수월성 교육을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월성 교육이란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끌어내 극대화시키는 교육이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의지가 있는 학생들의 원동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수월성 교육의 진짜 의미다. 일반고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교육이고 자사고도 이를 위해 노력할 뿐이다. 조 교육감은 그런 노력을 ‘입시위주 교육’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_일반고에 비해 학비가 세 배 이상 든다. 경제적 배경에 따라 교육기회를 차별하는 건 아닌가.
“법령 상 사회통합전형으로 20% 학생들을 선발하게 돼 있지만 정원을 거의 못 채운다. (실제로 하나고를 제외한 서울 자사고 21곳의 올해 사회통합전형 경쟁률은 0.27대 1이다) 이 전형 대상자 중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전기로 선발하는) 과학고나 영재고에 다 빼앗겨서다. 자사고에도 어려운 가정부터 중산층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함께 공부한다. ‘귀족학교’란 근거 없는 말을 왜 만들어내는 지 모르겠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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