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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지각에 경기 지연, 호날두는 계약위반...유벤투스 친선전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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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지각에 경기 지연, 호날두는 계약위반...유벤투스 친선전 ‘파행’

입력
2019.07.26 20:58
수정
2019.07.26 23:0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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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4분에 경기장 들어선 유벤투스… 예정보다 1시간 늦게 킥오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가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서 크리벤치에 앉아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가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서 크리벤치에 앉아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세계 최고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ㆍ유벤투스)의 방한으로 화제를 모은 팀 K리그(K리그 선발팀)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파행 개최된 가운데 3-3 무승부로 끝났다. 유벤투스 선수단의 경기장 지각 도착으로 킥오프 시간이 크게 늦어진 데다, 호날두는 계약 조항에 포함됐다던 ‘45분 이상 출전’ 약속마저 어겼다. 리오넬 메시(32)를 앞세워 FC바르셀로나와 펼친 2010년 K리그 올스타전 때의 악몽이 되풀이되면서 최대 40만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아쉬워했지만, 그럼에도 먼 길을 찾은 유벤투스 선수들과 K리그 선수들의 플레이에 하나하나에 뜨겁게 환호하며 성숙한 관중문화를 보였다.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린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버스가 도착한 시각은 경기 시작 예정시간이 지난 오후 8시4분이었다. 주소현 인턴기자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린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버스가 도착한 시각은 경기 시작 예정시간이 지난 오후 8시4분이었다. 주소현 인턴기자

유벤투스 선수단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됐던 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 지각 도착했다. 당초 예정된 경기 시작시간은 8시였으나 선수단이 탄 버스는 8시 4분에야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경기는 약 1시간 가량 미뤄진 8시 57분에서야 시작됐다. 밤 11시가 다 돼 경기가 끝나게 되면서, 일부 관중들은 대중교통이 끊길까 심판의 종료 휘슬이 불기 전 경기장을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기 관계자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이전 행선지인 중국에서 공항 사정으로 출발이 2시간가량 늦게 출발하면서, 국내 일정도 연쇄적으로 미뤄졌다. 경기 전 유벤투스 숙소인 파크하얏트호텔에서 예정됐던 팬 미팅 행사에 호날두가 피로를 이유로 불참한 데 이어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에서 번외 이벤트로 예정됐던 ‘레전드 매치’도 다비드 트레제게(42), 에드가 다비즈(46) 등 유벤투스 레전드들이 교통체증을 이유로 1시간 이상 늦게 모습을 드러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무리한 일정을 계획한 주최사 ‘더페스타’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린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 유벤투스 선수들의 지연 도착으로 인한 경기지연을 알리는 안내문구가 떠 있다. 김형준 기자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린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 유벤투스 선수들의 지연 도착으로 인한 경기지연을 알리는 안내문구가 떠 있다. 김형준 기자

친선전이 예정됐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시작 5시간 전부터 이탈리아 최고 명문 구단과 K리그 최고 선수들을 보기 위한 관중들로 북적였다. 입장 시작 시간인 5시쯤 북측 게이트 앞엔 200m 정도의 줄이 길게 늘어섰고, 현장에서 판매하던 기념품도 일찌감치 품절됐다. 이날 관중석도 경기 시작 30분 전인 7시 30분쯤 거의 들어찼고, 경기장은 유벤투스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를 연상시킬 정도로 흰색과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킥오프 예정시간 10분 전인 오후 7시 50분쯤 전광판과 안내방송을 통해 ‘유벤투스 선수단의 사정으로 경기가 지연된다’고 공지되면서 경기장은 술렁였다. 유벤투스 선수들이 도로 위에 있을 시간이었다. 부랴부랴 경기장에 도착한 유벤투스 선수들은 30분으로 예정됐던 트레이닝을 20분만 실시한 뒤 경기에 임했다. 최상의 경기력은 커녕 부상 걱정만 안고 뛰어든 경기였다. 45분 이상 뛰기로 계약됐다던 호날두는 선발 명단에서 빠진 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결국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에 서지 않았다.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호날두가 전광판에 비칠 때마다 터져 나왔던 환호는 후반엔 야유로 바뀌더니, 막판엔 난데없이 ‘메시’가 연호됐다.

팀 K리그는 호날두가 빠진 유벤투스를 상대로 경기를 우세하게 끌고 갔다. 유벤투스를 보러 온 관중들은 전반 7분 오스마르(31ㆍ서울)와 45분 세징야(30ㆍ대구)의 득점이 터졌을 때 기립박수를 전하며 K리거들의 실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호날두 앞에서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겠다”던 세징야의 호언장담도 현실이 됐다. 2-1로 전반을 앞선 팀 K리그는 후반 4분 K리그1(1부리그) 득점 1위 타가트(26ㆍ호주)의 추가골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유벤투스는 그러나 후반 32분 마투이디, 후반 35분 페레이라의 연속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팀K리그의 세징야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친선전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팀K리그의 세징야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친선전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K리그로선 유벤투스를 상대로 선전하며 국내축구 수준을 제대로 보여준 한 판이었으나, 유벤투스는 촉박한 방한일정으로 국내 축구팬들에 큰 실망을 안기며 또 한 번의 ‘실패한 이벤트매치’로 기록됐다. 유벤투스는 경기를 마친 직후인 27일 오전 1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메시가 전반 막판 교체투입 돼 15분만 뛰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K리그 팬들을 기만했던 2010년 K리그 올스타전의 재탕이 된 모습이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주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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