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출신 마르디니 “물속은 공평한 세상”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난민 출신 마르디니 “물속은 공평한 세상”

입력
2019.07.26 15:35
0 0
시리아 난민 출신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평화의 물살을 갈랐다. 마르디니 인스타그램 캡처

시리아 난민 출신 유스라 마르디니(21)는 2019 광주세계선수권대회 슬로건인 ‘평화의 물결 속으로’와 가장 부합하는 선수다. 현재 국적은 독일이지만 국제수영연맹(FINA) 독립선수 자격으로 광주에서 ‘평화의 물살’을 갈랐다. 출전한 두 종목(여자 접영 100mㆍ자유형 100m) 모두 예선 탈락했으나 성적과는 상관 없이 밝은 표정으로 대회 자체를 즐겼다.

마르디니는 26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 기록은 아쉽지만 지난 시즌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수영 훈련과 함께 난민을 돕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마르디니는 수영을 통해 희망을 전달하려고 한다. 우상을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은퇴ㆍ미국)로 꼽은 그는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물 속에서는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목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2020년 도쿄 올림픽에도 난민팀 대표 선수로 뽑히는 것이다. 마르디니는 “세계 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고, 그들이 힘을 얻길 바란다”면서 “난민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마르디니가 26일 오후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내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시리아에서 수영 기대주로 꿈을 키우던 마르디니는 2015년 8월 인생의 거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수년간 이어진 내전을 피해 지중해 동부 해역인 에게해를 건넜다. 6~7명이 정원인 소형 보트에 20명이 함께 올라타 위태롭게 나아가고 있을 때 보트의 엔진이 고장 나 바다 한 가운데 멈췄다.

보트에 물이 차 가라앉으려고 하자 마르디니는 친언니와 성인 남자 2명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어 3시간30분 가량 보트를 끌었다. 이후 보트는 다시 시동이 걸려 그리스 레스보스 섬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마르디니는 언니와 함께 독일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정착했다. 독일 수영장에서 훈련을 재개한 그는 리우 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난민팀 대표로 출전한 뒤 2017년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마르디니는 “평화에 대한 여러 맹세와 발언을 하고 있고, 각국 난민 구호 캠프를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고 있다”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수영하는 시간 이외엔 평화를 위한 활동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자리한 스벤 슈파네크렙스 코치도 “훈련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마르디니를 지지하고 있다”며 “올림픽 선발이 결정되는 내년 6월까지는 바쁘겠지만, (그가) 책임감을 갖고 난민을 위해 모든 일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5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여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마르디니가 역영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