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발생한 충남 서산 한화토탈 공장 유증기 유출사고가 한화토탈 측의 과실 때문이라는 결론이 났다. 환경부는 한화 측의 업무상 과실에 대해 고발조치할 예정이다.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금강청)은 26일 서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에서 지난 5월 17, 18일 이틀간 발생한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사고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강청과 충청남도, 서산시 등은 주민 대표와 함께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지난 5월 23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유증기 유출사고는 한화토탈이 SM 폭주반응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공정안전관리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SM이 다량 함유된 내용물을 잔사유(殘渣油) 탱크로 이송하면서 발생했다. 잔사유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벙커C유 등 값싼 중질유를 말한다.
한화토탈의 SM 정제작업은 4개 정제탑을 거쳐 진행되는데, 서산 공장은 사고 직전인 5월 11일부터 4번 정제탑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었다. 내부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탓이다. 이로 인해 3번 정제탑에 다량의 SM 혼합물질이 정제되지 않은 채 오랜 기간 저장됐고, 여기에 임시배관을 설치해 잔사유 탱크로 혼합물을 직접 이송하는 과정에서 중합폭주반응이 발생해 유증기가 분출됐다.
중합반응은 분자량이 작은 분자가 연속으로 결합해 분자량이 큰 분자 하나를 만드는 과정으로, 스티로폼ㆍ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SM은 65도 이상의 온도가 지속될 경우 급격한 폭주 중합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사고의 SM 유출량은 74.7톤으로 추정된다. 1ㆍ2차 사고에 따른 유증기 확산범위는 사고 원점으로부터 각각 약 2,800m와 607m로 추정됐다.
조사단은 또한 “파업으로 숙련된 근무자가 현장에서 이탈하고 타부서에서 차출된 대체 근무자가 운전하는 과정에서 업무 공백과 2교대 근무로 인한 육체적 피로의 누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고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화학물질안전원이 386건의 소변 시료를 분석한 결과 378건의 근로자 생체노출기표 기준치(400㎎/g-cr) 이하로 나타났다”며 “피해상담창구에 접수된 56건의 물적 피해는 손해사정법인에서 검토해 보상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강청은 한화토탈 측의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위반 및 대기배출시설 미신고등 법 위반사항 19건을 적발해 4건을 고발했고, 업무상 과실 또는 중과실에 따른 화학사고 발생에 대해서도 고발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올해 말까지 화학물질안전원을 통해 주민건강영향조사를 계속하고, 관계기관 별 후속조치 및 화학사고 예방을 위한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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