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충돌’ 관련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26일 경찰에 출석했다. 민주당 의원으로는 다섯 번째이고, 사건 당시 여당 지도부로는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한 홍 의원은 취재진 앞에 서서 “자유한국당이 나를 고발했는데, 당시에 있었던 상황을 사실 그대로 진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불법 사태가 발생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이런 불법 폭력사태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이번 문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라며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특권을 방패로 조사마저 응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더 이상 특권을 내세워서 불법을 그냥 넘어가려 하지 말고 법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른바 ‘패스트트랙 고소ㆍ고발 사건’과 관련해 여야 지도부가 경찰 조사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의원은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다. 이 사건으로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국회의원 109명 가운데 경찰에 출석한 이는 민주당 홍영표, 송기헌, 백혜련, 표창원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 5명이다. 경찰 출석을 요구 받은 자유한국당 의원 13명은 모두 소환을 거부하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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