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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30일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편방안’을 내놨다. 무의미한 장기 입원을 막고 요양병원의 의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개편안의 핵심이다. 개편안이 실행되면 굳이 입원치료까지 할 필요가 없는데도 돌봄 목적으로 입원해 있는 사회적 입원 환자는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현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퇴원한 환자들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대책은 없어 10월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복지부는 치료가 필요한 정도에 따라 7개 등급으로 구분했던 환자군을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의료경도 △선택입원군 등 5개 등급으로 줄였다. 의료최고도부터 의료경도 환자군까지는 의학적으로 입원 필요성이 있는 환자로 분류, 수가를 올려 요양병원들이 이들 환자군을 집중치료 하도록 하되, 의학적으로 입원 필요성이 낮은 선택입원군은 수가를 인상하지 않고 본인 부담률도 40%로 높여 병원과 환자 부담을 무겁게 했다.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줄이기 위한 수가 차감 규정도 강화했다.

이번 수가체계 개편은 2008년 요양병원 일당 정액수가제 도입 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사회적 입원을 줄인다’는 취지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이런 환자들의 퇴원 후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일례로 경미한 치매 환자 등 기존에 인지장애군에 속했던 환자들은 이번 개편으로 선택입원군에 편입돼 퇴원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가족이 돌볼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경우 갈 곳을 찾기 어렵다.

조항석 대한요양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수가가 개편되면 인지장애군 수가(5만8,040원)보다 낮은 선택입원군 수가(4만5,100원)를 받을 수밖에 없고, 이들 환자를 6개월 이상 장기 입원시킬 경우 입원료가 삭감돼 퇴원을 종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형 아주대병원 교수(대한요양병원협회 보험위원장)는 “이들 환자는 장기요양보험 자격 미달로 요양시설에 입주할 수도 없는데, 퇴원 후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정부는 노인ㆍ장애인 등이 현재 거주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주거ㆍ보건의료ㆍ요양 등 돌봄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서비스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16개 시군구 지자체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요양병원과 지역사회를 연계해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 수렴 중”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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