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잠을 깨웠다는 이유로 4살 여자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중생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송현경)는 25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학생 A(16)양에게 장기 징역 3년~단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충동조절장애와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등 심신미약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인정된다”라며 “다만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피고인 행동에 의해 생명을 잃는 결과가 발생했고 피해자 아버지가 엄벌을 호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달 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양에게 소년법이 정한 법정 최고형에 해당하는 장기 10년~단기 5년을 구형했다. 당시 A양은 법정에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고 A양 변호인은 “A양이 미성년자이고 낮은 지능을 갖고 있으며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소년법은 2년 이상 유기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장기와 단기로 형기의 상한과 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다만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넘을 수 없는데,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면 단기형 복역으로 형 집행을 끝낼 수 있다.
A양은 지난 2월 8일 오전 5시 30분쯤 인천 부평구 한 교회 유아실에서 함께 잠을 자던 B(4)양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양은 B양이 잠을 깨웠다는 이유로 일으켜 세운 뒤 벽에 5차례 밀쳐 머리 등을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범행 당일 집이 아닌 교회에서 우연히 B양과 B양의 오빠(9)와 함께 잠을 잤다. 사건 당시 B양 어머니는 새벽 기도를 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폭행 당일 오전 11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B양은 3월 17일 오전 2시쯤 입원 중 숨졌다. 검찰은 B양이 사망함에 따라 공소장 변경을 통해 죄명을 중상해에서 상해치사로 바꿨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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