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가 공포 영화를 전혀 보지 못한다며 의외의 면모를 고백했다.
안성기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실 내가 무서운 영화를 못 본다. 무서운 장면이 있으면 눈을 감거나 소리를 죽이고 안 본다"면서 웃었다.
그는 "(영화의) 맛을 보려다가 갑자기 무섭고 (주인공의) 눈빛이 변하고 하면 바로 눈을 가리고 못 본다. 하도 그런 것이 잔상이 오래 남아서 그렇다"며 "어렸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게 '괴인 드라큐라'라는 영화였다"고 털어놨다.
안성기는 "크로스토퍼 리라는 드라큐라 같이 생긴 분이 있다. 어릴 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혼자 있는 거조차 무섭더라. 영화에서 해지고 밤이 되면 관 뚜껑을 열고 나와서 돌아다니는데 그 생각이 너무 나더라"며 "무서운 영화는 시사도 안 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멋 모르고 조진웅 씨 나오는 '해빙'이라는 영화를 봤다. 정육점 장면이 그렇게 기분이 이상하고 오래 남는 거다. 문을 열면 거기 뭐가 있을 거 같고. 애도 아닌데 나이가 다 들었는데도 그런 상상이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사자'는 달랐다는 그는 "내가 출연을 하고 영화 프레임 밖의 상황을 워낙 다 알아서 그런지 무서움이 없었다. 보통은 뭐가 벌어질지 모르는 게 무서운 건데, '사자'는 배우들이 뭐하는지를 뻔히 아니까. 언론시사 때 무서울까봐 긴장하고 보는데 전혀 안 무섭더라. 아니까 안 무서운 거다"라며 웃었다.
천주교 신자인 안성기는 신부 역이 친숙하다며, "내가 신자가 아니면 성호 긋는 것도 어색할 거 같은데 아주 기본적인 합장을 하는 것도 늘 하고 있는 거고 편안하게 할 수가 있었다. 낯설지 않은 익숙함에 대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사자'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