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6376억…전분기 대비 53%감소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감산돌입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에 전분기 대비 53% 줄어든 6,3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6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으로 조 단위 영업이익을 올리지 못한 것도 11분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경기가 여전히 어렵다고 판단하고 하반기에 반도체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 특히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바닥 탈출'도 불투명한 상황이 되면서 감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액 6조 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반도체 수요 회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폭도 예상보다 커지면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5%, 53% 감소했다.
실제 D램은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 대응해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3%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은 2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세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5% 하락했다.
관건은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지 여부다. 전문가에 따라 현 상황을 `바닥`으로 보고 하반기 회복에 기대를 거는 시각도 있지만, 올해 하반기까지 반도체 경기가 계속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고, 미ㆍ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하면서도, PC와 그래픽 D램 수요가 2분기 말부터 회복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유동적인 시장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다. 지난 4일 일본이 핵심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한 이후 생산 환경이 악화된 것도 생산량 조절의 주요 이유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 D램 등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소재도 수출에 제한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력인 D램은 생산 캐파(CAPA)를 4분기부터 줄인다.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방침이다. 아울러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Cleanroom)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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