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전임 국왕 부부의 이혼설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두 달 전 태어난 아들이 자신의 핏줄이 아니어서 말레이시아 클란탄주(州) 술탄인 무하맛 5세(50)가 노발대발해 이혼했다는 얘기가 정설로 굳어지자 러시아 부인 옥사나 보예보디나(26) 측은 “친자 확인을 하라”고 맞섰다. 심지어 전 국왕에게 ‘공개 사과’도 요구했다.
25일 ‘더 선’ 등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 시골집에서 아기 레온과 함께 있는 보예보디나는 레온이 다른 남자의 아이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보예보디나의 절친한 친구라고 밝힌 릴리야 나스타에바는 “아기의 얼굴을 본 적이 있다면 전 국왕과 닮았다는 걸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에 아무도 의심을 품지 않을 것”이라며 “(전 국왕이) 그래도 의혹이 있다면 언제든지 DNA 검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보예보디나 역시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더 선에 밝혔다.
보예보디나의 가족과 지인들은 둘의 결혼이 아직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나스타에바는 “보예보디나와 그의 부모, 가족, 친구들은 전 국왕의 공개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보예보디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내 아들의 혈관에 말레이시아의 피가 흐르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언젠가 그가 말레이시아 왕이 되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전 국왕 부부는 무하맛 5세가 말레이시아 왕으로 통치하던 2018년 결혼했다. 그러나 노출이 심한 모델 시절 사진, 심지어 수영장에서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는 리얼리티TV쇼 출연 등 보예보디나의 결혼 전 전력들이 속속 밝혀지자 무하맛 5세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올 1월 왕위를 포기했다. 국왕이 임기 중 퇴위한 건 1957년 말레이시아 독립 이후 처음이라 ‘세기의 로맨스’로 포장됐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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