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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배우 이태임 남편이 가담한 주가조작 수법 ‘하한가 풀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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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배우 이태임 남편이 가담한 주가조작 수법 ‘하한가 풀기’란?

입력
2019.07.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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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배우 이태임씨의 남편 A(44)씨가 최근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되면서 당초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알려진 A씨의 정체를 두고 세간의 소문이 무성합니다. 특히 그가 14억원을 받고 작전세력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하한가 풀기’라는 시세조종 수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4일 금융당국과 검찰 등에 따르면 A씨의 범행은 ‘주식투자로 200억원 자산가가 된 슈퍼개미’로 알려진 B씨와의 만남에서 비롯합니다. 외부 평판과 달리 B씨는 사실 주가조작 세력의 주범이었습니다. B씨 일당은 재무 상태가 양호하지만 거래량이 적은 코스닥 상장사 H산업의 주식을 ‘작전’의 목표물로 정했습니다. 2011년부터 지인들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H산업 주식을 매수하던 이들은 2013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호재성 허위사실 유포나 시세조종 주문 수법을 동원해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그 결과 2011년 초 주당 1만6,000원선이던 H산업 주가가 2014년 8월엔 8만9,5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목표가인 10만원까지 끌어올린 뒤 다른 투자자들에게 팔아치워 거액의 차익을 남기려는 게 B씨의 의도였습니다.

그러나 시세조종으로 급등한 주가는 오래 버티지 못했습니다. 2014년 9월 초부터 H산업의 주가는 6일 연속 하한가를 그리며 고꾸라집니다. 그러자 B씨는 투자 손실을 막기 위해 A씨에게 하한가 풀기를 통해 주가를 부양해 달라고 의뢰합니다. 그 대가로 건넨 돈은 14억원이었습니다.

주가조작 작전 세력의 목표물이 된 코스닥 상장주 ‘H산업’의 주가 추이.
주가조작 작전 세력의 목표물이 된 코스닥 상장주 ‘H산업’의 주가 추이.

A씨는 실제로 시세조종에 착수하진 않았습니다. 이미 주가가 바닥을 쳤기 때문에 그냥 둬도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고 본 겁니다. 실제로 H산업 주식은 6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뒤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A씨는 자신이 시세조종을 통해 주가를 올린 것처럼 B씨를 속여 돈을 챙겼습니다. 이런 이유로 A씨는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이 아닌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로 지난해 3월 검찰에 구속 기소됐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아내 이씨는 “여러 생각과 고통 속에서 지난날 너무 힘들었다”며 연예계 은퇴를 선언합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지만, 지난 11일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증권가에서 A씨는 유명한 시세조종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A씨가 의뢰 받은 하한가 풀기는 일반적인 시세조종 수법이 아닙니다. 금융감독원의 설명에 따르면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전통적 시세조종과 달리, 하한가 풀기는 하한가에 있는 주식을 대량 매수ㆍ매도하면서 거래량을 발생시켜 주가를 일시 반등시키는 수법입니다. 때문에 대량의 주식을 살 수 있을 만큼의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런 수법이 먹혀 ‘하한가가 풀리면’ 일반 투자자들은 해당 주식이 이제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전환됐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 주식투자 커뮤니티에서는 “하한가 풀기 현상이 나타나는 주식에 투자해 단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노하우를 전수하는 게시글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금감원 측은 그러나 “기업 내재가치가 회복돼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시적 상승 뒤 다시 급락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A씨 사건은 자본시장에 여전히 시세조종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며 다수의 투자자에게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최근 출범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을 비롯해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범죄를 적극 단속하고 강력한 처벌에 나서길 바랍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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