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가만히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특히 깊은 절망감에 빠져있을 때, 주변 이들의 따뜻한 관심과 진심 어린 위로는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하죠. 가끔은 반려동물들이 말없이 다가와 그 역할을 해내기도 합니다.
“엄마, 괜찮아요. 다 잘될 거예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DailyMail)’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의 어느 가정집에서 찍힌 영상을 공개하며, 자신의 보호자를 정성껏 토닥여주는 반려견 ‘루나(Luna)’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은 한 여성이 머리를 감싸고 방 안을 서성이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무언가 괴로운 상황에 처한 듯, 그녀는 연신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어쩔 줄 몰라 하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반려견 루나가 그녀 곁으로 다가와 상태를 살피기 시작합니다.
여성이 자신의 손으로 머리를 때려가며 심하게 괴로워하자, 루나는 벌떡 일어나 두 발로 서서 그녀의 얼굴을 열심히 핥아줍니다. 결국, 바닥에 주저앉고 만 여성은 자신의 반려견을 껴안은 채 흐느끼는데요.
그런 반려인의 모습이 안타까운 듯, 루나는 그녀의 다리에 올라서서 몸을 비비거나 긴 다리로 그녀의 어깨를 안아주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이리저리 위치를 바꿔가며 계속 보호자의 눈물을 핥아주기도 했죠.
한참 동안 루나의 따뜻한 위로를 받던 여성은, 가만히 자신의 개를 안은 채 마음을 추스르기도 하고, 루나의 품에 얼굴을 묻곤 진정하려 애씁니다. 다행히 그녀는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꼬리를 흔드는 반려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천천히 안정을 되찾는 데 성공합니다.
반려견 루나의 정체는 사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서비스견(테라피견)’이라고 합니다.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 곁에서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상황이 심각할 경우 다른 사람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기특한 반려견이죠.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평소에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공황장애는 환자가 특정 상황을 갑자기 맞닥뜨렸을 때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정신 질환으로, 식은땀, 불규칙한 심장 박동 등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위험한 병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은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 자신의 반려견의 도움을 받아 흥분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죠.
작년 6월 미국의 정신건강 전문가 멕 달리 올머트(Meg Darley Olmert) 연구팀에 따르면,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 ‘아드레날린’, ‘옥시토신’ 등은 사람이 반려견과 교감할 때 평소보다 훨씬 활발하게 분비된다고 하는데요.
연구팀은 사람들이 반려견과 부드럽게 포옹할 때, 반려인과 반려견 모두에게서 ‘옥시토신’이라는 모성애 호르몬이 특히 많이 분비된다고 밝혔습니다. 반려견과 교감하는 동안, 이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심박수와 혈압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죠.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 증상을 완화하는 데 반려견들이 실제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스누피’ 캐릭터로 유명한 찰스 슐츠(Charles Monroe Schulz)의 만화 '피너츠'에는 “Happiness is a warm puppy”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포근한 강아지는 행복 그 자체”라는 의미인데요.
이 대사처럼 그저 껴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 호르몬을 발산시키는 반려동물들. 도대체 이 사랑스러운 털뭉치들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요?
서희준 동그람이 에디터 hzuney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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