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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강경파’ 총리 확실 존슨의 새 영국에 긴장한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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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강경파’ 총리 확실 존슨의 새 영국에 긴장한 유럽

입력
2019.07.23 17:50
수정
2019.07.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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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리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23일 영국 런던의 보수당 당사 앞을 지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차기 총리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23일 영국 런던의 보수당 당사 앞을 지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향방을 결정할 신임 영국 총리가 2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파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노 딜(No deal)’ 브렉시트도 감수한다는 존슨의 방침에 반발하며 고위 공직자들은 연이어 사퇴 의사를 밝혔고, 유럽연합(EU)도 그의 취임 이후 정치ㆍ경제적 불안정성이 커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집권 보수당은 전날 당원 16만명이 참여한 신임 당 대표 투표 결과를 이날 정오쯤 발표한다. 신임 보수당 대표는 이튿날인 24일 테리사 메이 총리의 자리를 자동 승계할 예정인데, 이변이 없는 한 여론조사에서 7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여 온 존슨 전 장관이 당선될 전망이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시가 아닌) 평시에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에 입성한 총리 중 이번처럼 벅찬 정치적 난관을 직면한 이는 드물다”라고 평가했다.

가장 큰 난관은 역시 브렉시트다. 존슨 전 장관은 EU와 어떤 협정도 맺지 못하고 결별하는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한다는 입장으로 이번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죽기 살기로(do or die)’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와의 재협상을 시도하는 존슨이 ‘벼랑 끝 전술’을 강화하고 있지만, EU는 ‘추가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완고한 EU를 설득해 재협상을 시작한다고 한들 노 딜 브렉시트 시한인 10월 31일까지는 석 달밖에 남지 않았고, 여름 휴회와 주말 등을 제외하면 실제 협상이 가능한 시간은 1개월 남짓에 불과하다고 미 CNN 방송은 지적했다.

영국 정치권의 상황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미 보수당 내부조차 브렉시트 안을 두고 사분오열한 상황인데다가, 존슨 전 장관의 ‘노 딜 불사’ 방침에 고위 관료들이 반발하며 잇따라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앞서 18일에는 마고 제임스 문화부 부장관이, 22일에는 앨런 덩컨 외무부 부장관이 사퇴했고, 재무장관과 법무장관 등도 사임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또 브렉시트 반대파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노 딜 브렉시트’의 강행 수단으로 거론되는 ‘의회 정회’를 막기 위해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유럽도 불안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22일 WSJ는 “EU 관료들은 (노 딜로 인한) ‘소란’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존슨에게) 무엇을 예상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는 “구제불능의 재앙을 피할 새로운 브렉시트안을 짜내기 위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이 비밀리에 존슨 측과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반기는 곳은 미국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그간 존슨을 ‘상당히 존경하는 인물’, ‘친구’ 등으로 칭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한 존슨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선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존슨은 최근 주미 영국 대사의 ‘트럼프 비판 메모 유출’로 악화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가능한 빨리 방미할 계획이며, 10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이전에 미국과 양자 무역협정을 맺으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조선 나포로 영국과 관계가 경색된 이란 역시 차기 총리가 확실시되는 존슨을 향해 “(이란은) 대결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유화 메시지를 전했다. 22일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정상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디언은 ‘영국의 트럼프’라 불리는 존슨의 취임 이후 이란 핵 합의나 그간 영국이 선을 그어 온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연합체’ 참여에 대해 영국 측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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