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뒤늦게 파스타 소스 원산지 표기 추가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즉석조리식품 가운데 유독 일본산 원재료만 원산지 표기가 빠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론이 부정적인 쪽으로 흐르자 코스트코는 원산지 표기를 추가했다.
한 누리꾼은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본산 멸치 범벅 코스트코 파스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파스타에 일본산 멸치를 사용한 소스가 들어가지만,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이달 초 파스타를 구매했다는 이 누리꾼은 “매번 살 때마다 원산지 표기가 너무 미심쩍었다”며 “작은 양파나 마늘까지도 원산지가 표기돼 있는데 이상하게 소스만 유독 원산지가 안 쓰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산지 표기 라벨과 코스트코와의 통화 내역도 공개했다. 원산지 표기 라벨엔 엔초비 갈릭소스라고 적혀있을 뿐 원산지는 표기는 없었다. 반면 양송이버섯, 참소라살, 양파 등 다른 소량의 재료들에는 원산지가 적혀 있었다.
통화 내역에 따르면 이 누리꾼이 “파스타 소스 원산지가 일본산이냐”고 묻자 코스트코 관계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가공품은 세 가지만 원산지 표기 의무 사항이어서 표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파스타 소스는 총 내용량 745g중 10%에 가까운 70g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소스의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자 코스트코 측은 “한국 지사 바이어 소관”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 누리꾼은 “모르고 일본산 멸치(소스)를 온 가족이 나눠 먹어 부아가 치밀었다”며 “몇 차례 통화에도 상위 부서에 연결을 못 시켜 주겠다고 해서 남편이 미국 본사에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지사 고위 관계자가 연락을 걸어왔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법적으로 잘못한 것은 없다. 멸치소스는 원산지를 안 적어도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소량의 재료도 원산지를 표기하면서 일본산 소스의 원산지를 누락한 점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명 없이 “앞으로 표기하겠다”고만 설명했다.
고의로 일본 원산지를 누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누리꾼 사이에서 비난이 일었다. 온라인에서는 “양파 등은 다 적으면서 일본산 원재료는 고의 누락이라는 의심이 든다”(듀***), “원산지 표기 안된 거 의심해봐야 한다”(위***), “코스트코는 한국에서 엄청나게 돈 벌어가면서 한국을 완전 바보 취급한다”(열***), “가끔 사먹던 제품인데 코스트코 실망이다. 회원권 연장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cie***) 등의 비판 글이 이어졌다.
실제로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해물 알리오 올리오 소스의 원산지는 일본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2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엔초비 갈릭소스는 일본산이 맞다”며 “일본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까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판매되고 있는 해물 알리오 올리오 제품에는 소스를 비롯해 파마산 치즈, 홍파프리카 등 원산지가 표시돼있지 않았던 다른 원재료에도 대부분 원산지 표기가 추가됐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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