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중 교수 “아베의 사고방식 도저히 이해 못해” 맹비난

16일 방송된 KBS 2TV ‘지식채집프로젝트 베짱이’의 한 장면. 2011년 원전사고가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인근 이타테 마을에서는 방사능에 오염된 흙(사진의 천막으로 덮은 부분)을 쌓아놓은 옆에서 쌀 농사를 짓고 있다. 여기서 생산한 쌀은 일본 전 지역의 편의점 등에 도시락과 김밥 재료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캡쳐

2020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등이 올림픽 선수단에게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제공하겠다고 최근 밝힌 것에 대해 국내 원자력 전문가가 “말이 되는 소리냐”며 맹렬하게 비난했다. 8년 전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된 후쿠시마는 아직도 복구 중인데 거기서 나온 농수산물을 어떻게 먹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2기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출신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도쿄올림픽조직위의 발표를 거세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는 걸 선전하기 위해 전세계 선수들에게 방사능 오염 식품을 먹이겠다는 얘기”라면서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분개했다. 그는 “오염이 돼 있는데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안전해지느냐.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사고방식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암, 유전병 증가가 일어난다. 일본 의사들이 한국 국회에 와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백혈병뿐 아니라 갑상선암, 유방암, 여러 가지 암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음식을 통해 방사능 물질을 먹으면 평생 몸에서 안 나가는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이렇게 분노하는 이유는 안전하지 않은데도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억지 때문이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사람이 먹을 것에 대한 기준치를 20배 올렸다. 국민 전체를 피난시킬 수도 없으니 올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올라간 기준치로 후쿠시마와 인근 지역의 벼농사는 이미 3~4년 전 시작했고, 여기서 생산한 쌀을 일본 전 지역의 편의점 등에 도시락과 김밥 재료로 납품한 사실도 일본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김 교수는 “(방사능에) 오염된 농토에서 흙을 5~10㎝ 긁어내고 농사를 짓는데, 그렇게 걷어낸다고 방사능 위험이 완전히 없어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사능 농수산물 제공과 관련해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20년 도쿄 방사능 올림픽, 선수들 보호차원에서 출전을 중단해 주십시오’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 작성자는 “올림픽을 준비해온 선수들의 땀과 피가 있다고 해도 목숨보다 귀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 먼저 안전을 위해 불참 의사를 밝히고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 청원에는 23일 오전까지 1,900여명이 동의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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