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관련 메시지 전달 유력… 일본, 호르무즈 파병 요청엔 즉답 피한 듯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도쿄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얘기를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일본을 방문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양측은 회담 의제에 대해 함구했지만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까지 위협을 받는 한일 관계 악화 상황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문제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내다봤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함께 방일한 볼턴 보좌관은 이날 총리 관저에서 야치 국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생산적인 대화를 가졌다. 폭넓은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구성 문제나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이란 정세 등도 논의됐느냐는 질문엔 "우린 국가의 안전보장 측면에서 중요한 모든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짧게 말했다고 NHK가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양측이 어떤 논의를 했는지에 대해 “내용에 관해서는 코멘트를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이날 오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참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고노 외무장관과 회동한 후 “유용했다”고만 말했다.

양측이 말을 아끼지만, 일본 측은 볼턴 보좌관이 꺼낸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파병 요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란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고노 장관과의 만남을 통해 한일 갈등 관련 모종의 메시지를 전했을 수 있지만, 어느 쪽도 이와 관련한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일본은 이 이슈와 관련해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의 대법원 판결이 1965년 한일 협정에 위배되며 한국이 신뢰를 훼손했다는 주장을 볼턴 측에 거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볼턴 보좌관은 23일까지 일본에 머물면서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장관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그는 이어 한국을 방문해 2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장관 등을 만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및 한일 관계 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GSOMIA 파기 검토까지 거론한 데 대해 볼턴 보좌관은 대일 확전 자제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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