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글로벌 판매량은 약 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화약세에 따른 우호적인 환율 환경 덕에 반짝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여전히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글로벌 교역 둔화와 신흥국 경기 부진 등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9년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 경상이익 1조3,860억원, 당기순이익 9,9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은 작년 2분기 대비 각각 9.1%, 30.2%, 22.8%, 23.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0.8%포인트 상승한 4.6%였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1조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110만 4,916대를 기록, 작년 2분기보다 7.3%나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팰리세이드, 코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호조와 신형 쏘나타 등 신차 효과 등이 더해져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20만156대가 팔렸지만, 해외에서는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하락하며 10.1% 감소한 90만4,760대를 파는데 그쳤다.
때문에 현대차의 2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진 건 원화 약세에 따른 일시적인 착시효과라는 분석이다. 해외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원화가 아닌 달러로 실적이 집계되는데, 원화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에서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물론 SU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비중 확대도 영업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우호적인 환율여건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전년동기대비 8% 넘게 올랐다”며 “매출액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를 본격화하고, 인도시장에서는 베뉴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통해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올해 연간 4%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