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식품 등에서 관광, 문화로 확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불매 대상이 생필품에서 여행, 영화 등 문화로 확산하는 가운데, 실효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조짐도 보인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류, 관광, 패션 등 국내 판매 중인 일본 제품 매출 하락세를 수치로 제시한 게시물들이 누리꾼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게시글에 따르면 아사히, 기린 등 일본 맥주 매출은 이마트에서 약 30%, 주요 편의점 3사에서는 18~40% 감소했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매출은 각각 26%, 19% 감소했다. 자동차의 경우 당장 매출에 큰 영향은 없지만,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타격을 맞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실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는 일본산 맥주, 라면, 과자 등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는 이달 1~18일 일본 제품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맥주는 30.1%, 라면은 31.4% 감소했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일본 맥주의 매출이 15.2%, 일본 라면은 26.4% 하락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 방문객도 줄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총 386만2,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계에서는 11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엉덩이 탐정:화려한 사건 수첩’이 포털사이트에서 별점 1점의 ‘평점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일본 여행 자제운동의 경우 일본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바타 히로시 일본 관광청 장관이 ‘한국인은 개인 여행이 대다수를 차지해 (불매운동이) 일본에 큰 영향은 없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완전히 빗나간 예상”이라고 주장했다. 규슈아사히방송, 사가TV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사가현의 야마구치 지사가 “한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해 현재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지난 주말 시즈오카의 한 유학생이 시내에 한국인이 많이 안 보인다는 상황을 SNS로도 제보해 줬다”며 “불매운동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온라인상에서는 지나치게 격앙되는 분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몇몇 누리꾼은 “불매운동도 조용하게 해야 한다”(hses****), “평소 일본산 제품 안 쓰는 것을 숨쉬듯 생활화하자”(reva****), “들끓다 시시하게 끝내지 말자”(hamh****)는 반응을 보였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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