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인 라우리(오른쪽)가 22일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얄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48회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아내 웬디, 딸 아이리스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포트러시=로이터 연합뉴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 셰인 라우리(32ㆍ아일랜드)는 디오픈 챔피언십이 열린 스코틀랜드 카누스티 골프링크스의 주차장에 홀로 주저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2라운드까지 5오버파 147타에 그쳐 컷 탈락했기 때문이다. 보통 대회였다면 눈물까지 보이진 않았겠지만 2015년부터 4년 연속 컷 통과에 실패한 ‘디오픈’이라 아픔은 더했다. 아마추어였던 22세 때 내셔널 타이틀인 아이리쉬 오픈을 제패하며 호기롭게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였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은 허락되지 않는 듯했다.

그랬던 라우리가 올해 대반전에 성공했다. 라우리는 22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파71ㆍ7,344야드)에서 열린 제148회 디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로 1오버파 72타를 기록,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컵 ‘클라레 저그’의 주인공이 됐다. 2위 토미 플릿우드(28ㆍ잉글랜드)를 무려 6타 차로 따돌린 압도적인 승리였다. 라우리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과 함께 우승 상금 193만5,000달러(약 22억7,000만원)을 차지했다.

라우리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년 전만 해도 골프는 내 친구가 아니었다. 항상 골프에 짓눌려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하지만 불과 1년 새 어떤 변화가 왔는지 보라”며 기뻐했다. 그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우승을 확정 짓자마자 비바람 속에서도 자신을 응원해준 아내 웬디와 두 살 배기 딸 아이리스에게 달려가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챔피언 퍼트 전부터 가족들을 발견했다는 라우리는 “가족들을 봐서 더 긴장이 됐지만 다행히 투 퍼트에 이은 파로 승부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셰인 라우리가 22일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에서 열린 148회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양손을 번쩍 들자 갤러리들도 함께 환호하고 있다. 포트러시=AP 연합뉴스

라우리의 우승은 68년 만에 자국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자국 출신 로리 매킬로이(30ㆍ북아일랜드)의 컷 탈락을 아쉬워했던 북아일랜드 팬들에게도 위로가 됐다. 매킬로이가 탈락하자 이들은 3, 4라운드부터 아일랜드 출신 라우리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실제 라우리의 고향은 디오픈이 열린 포트워스에서 자동차로 불과 4시간 거리의 클라라다. 매킬로이를 대신해 ‘섬 사람’의 본 때를 보여준 셈이다.

반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톱 랭커들은 이번 대회에서 맥을 못 췄다. 타이거 우즈(44ㆍ미국)는 일찌감치 컷 통과에 실패했고,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29ㆍ미국)는 4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공동 4위에 그쳤다. 켑카는 마지막날 같은 조로 플레이한 J.B.홈즈를 탓하며 “자기 차례가 될 때까지 장갑도 안 끼고 있다가 그제서야 움직인다”며 “골프는 혼자 플레이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박상현(36ㆍ동아제약)이 가장 높은 순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상현은 이날 2타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2언더파 282타, 공동 16위로 선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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