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보수세력이 혁신정권이라 하면서 친북ㆍ친중, 반일ㆍ반미 프레임 씌워”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조치로 극심해진 한일 양국 대립과 관련해 “일본의 저변에 깔린 것은 한국 정권을 ‘바꿔야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내정 간섭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특보는 지난 18일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경기 남양주시 진접푸른숲도서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일본 보수세력은 문재인 정부를 ‘혁신정권’이라 하는데, 일본에서는 사회당이나 공산당을 뜻한다”며 “결국 문 정부는 혁신정권이기 때문에 ‘친북ㆍ친중을 하고, 그래서 반일ㆍ반미를 하는 정권’이라는 프레임을 씌워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의 이날 발언은 일본의 의도에 관련한 ‘학자로서의 추정’을 전제하면서 나왔다.

문 특보는 일본 후지TV 논설위원이 최근 ‘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일관계가 좋아진다’고 발언한 것을 예로 들며 “이는 일본 보수정당의 (논리와) 맥을 같이 하는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로서는 문재인 정권을 갈아야만 한일관계가 잘 된다는 그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양국 정상의 역사문제 인식에 관해 “문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쉽게 해결이 안 되니 시간을 두고 풀되, 북핵 문제나 중국의 부상 문제 등은 항상 협의하자’고 이야기해왔지만 아베 총리는 ‘역사문제 등이 해결이 안 되면 한일관계도 정상적으로 갈 수 없다’고 말해왔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미국의 대(對)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ㆍ태평양 전략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도 동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중국 정부 배제 등의 배타성이 있고, 이는 우리 국민정서에 맞지 않으니 고려하자고 하는데, 일본은 한국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압박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문 특보는 양국 갈등의 본질과 관련해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들어 한국이 국제법을 지키지 않는 ‘나쁜 나라’라 하고,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국가가 피해자 위에 있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헌법에 따라 국제조약도 국내법적 효력을 띄기에 대법원 판결에 따를 수밖에 없는 반면, 일본은 국제협약이 국내법에 우선하기 때문에 그 시각으로 한국을 비판하며 제3국 중재위원회에 가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특보는 또 일본의 국가주의 인식과 달리 문 대통령은 ‘피해자 중심주의’를 절대 양보하지 못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이 사안을 다룬 바 있어 피해자들의 어려움과 고초를 누구보다 잘 알고, 2005년 민관공동위원회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은 일본에서 얘기하듯 국내 정치 지지율을 높이려 한다거나, 이념적으로 친북ㆍ친중이어서 반미나 반일을 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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