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출범 추진… 혁신위 정상화 요구파 반발 불보듯
손학규 대표를 위시한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이르면 이번 주 총선기획단 출범을 추진할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혁신위원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권성주 혁신위원의 단식투쟁이 이날로 열흘째 접어들었지만, 혁신위를 재가동하는 대신 총선 준비 조직을 조기에 띄우기로 한 것이다. 유승민계로 대표되는 비당권파는 이에 강력 반발할 태세라, 당 내분이 계파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날 바른미래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주중 총선기획단 구성을 회의 안건으로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의 사퇴로 혁신위 활동이 중단된 만큼, 혁신위 활동 종료(8월 15일) 이후로 잡았던 총선 준비 계획을 앞당기는 게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당권파 한 관계자는 “지도부 재신임 여론조사를 골자로 한 혁신위 안건 상정 여부 등을 놓고 금주 최고위에서 격돌이 예상되는 만큼 더 늦어질 수는 있다”고 전했다.
당권파는 이날 “유승민 전 대표가 지난 7일 주 전 위원장과 만나 ‘손 대표의 퇴진을 혁신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달라’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임재훈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제보가 접수됐다며 “사실이라면 유 전 대표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검은 세력’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유 전 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7일 저녁 주 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당 대표 퇴진을 안건으로 요구한 적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일축했다.
비당권파에선 임 총장의 의혹 제기를 혁신위 와해를 위한 명분쌓기로 본다. 유 전 대표가 지난 19일 단식투쟁 중인 권 위원을 위로방문한 뒤 “혁신위를 정상화시키는 게 맞다”며 당권파를 압박하고 나서자, 혁신위를 더는 정상 가동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권파가 총선기획단 설치를 추진하고 나서더라도 최고위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고위 구성은 비당권파가 9명 중 5명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당 내홍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국면 때와 같은 중대 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