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벌써 네 편… 봉준호 감독 ‘괴물’ 이어 두 번째
칸의 영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1천만 관객을 눈 앞에 뒀다. 1천만까지 불과 1만1,000여명 밖에 남지 않아 22일까지 1천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에 이은 기록이다. 한 해에 영화 네 편이 1천만 관객을 넘는 건 사상 최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20일 관객 1만1,766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 수 998만8,580명을 기록했다. 주말 극장가를 고려하면 21일 혹은 22일중 1천만 관객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기생충’은 이로써 역대 26번째 ‘1천만 영화’의 역사를 쓰게 됐다. 봉준호 감독으로선 ‘괴물’(2006)에 이은 두 번째 쾌거다.
‘기생충’은 한국 영화로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흥행몰이를 해왔다. 국내 개봉 첫 주말(6월 1일)에만 관객 112만 명이 들었다. N차관람(다회차 관람) 관객이 많았던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개봉 이후 지난 18일까지 재관람 관객 비율이 5.1%로 집계됐다.
‘설국열차’로 계급사회의 전복을 꿈꾸고 ‘옥자’로 자본주의의 야만성을 고발했던 봉 감독은 ‘기생충’에서 양극화된 한국 사회를 재료 삼아 신자유주의 체제를 해부했다. 가난하지만 사이 좋은 가족이 젊고 부유한 IT기업가 가족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계급 충돌이 스토리의 줄기다. 부유한 저택과 반지하 방의 선명한 공간 대비, 그 둘을 연결하는 가파른 계단의 수직적 이미지 등 빼어난 미장센도 ‘기생충’의 주제 의식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해학과 풍자, 잔혹한 비극이 뒤엉킨 ‘기생충’은 봉준호식 블랙 코미디의 정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기생충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한국영화 중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없었다.
‘기생충’이 국내에서 1천만 고지를 넘으면서 해외 시장의 흥행도 기대된다. 이 영화는 이미 개봉한 프랑스와 베트남, 러시아 등지에서 역대 개봉 한국영화 중 1위를 기록했다.
‘기생충’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극한직업’에 이어 올해 두 번째 1천만 영화를 보유하게 됐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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