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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동남아,남미 등 해외로 ‘포렌식 기술 이전’

입력
2019.07.22 04:4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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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특별수사의 숨은 칼, 포렌식

대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내 안내판. 센터 구성을 짐작할 수 있다. 고영권 기자
대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내 안내판. 센터 구성을 짐작할 수 있다. 고영권 기자

한국 포렌식 수사의 최고 강점은 ‘한국적 조건’이다. 발전된 정보통신(IT) 기술과 전국적 규모의 네트워크와 더불어, 슬프게도 부패 사례가 많다는 장점(?) 덕택이다.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에 들어서면 대검 센터가 서울ㆍ수원ㆍ대전ㆍ광주ㆍ대구ㆍ부산 등 전국 12개의 고ㆍ지검 산하 지방 포렌식센터와 24시간 정보를 주고 받을뿐더러, 이 같은 정보 공유상태까지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지방 센터의 이상 유무는 물론, 압수수색 현장에 필요한 지역별 포렌식 요원 배치에도 활용된다.

이는 압수수색의 생명, ‘보안’ 문제와도 연결된다. A수사관은 "예전엔 서류를 올려 결제받고 구두로 지시를 받은 뒤 현장에 갔지만 지금은 '새벽 5시 중앙지검 국기게양대 앞 집결’ 같은 내용만 받고 나간다”며 “현장에 가서야 무슨 사건인지 알 정도라 보안이 철저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아동 포르노 등 민생범죄를 잡기 위해 포렌식 기법이 발달했다면, 우리는 대기업 부패가 발전의 큰 원동력이었다. 2005년 대검 중수부 산하에 포렌식센터가 들어서면서 포렌식 수사가 본격화됐을 뿐 아니라, 이후 대형 수사가 이어지면서 현장 경험 측면에서 한국 포렌식 수사팀은 해외에 비해 압도적 우위에 서게 됐다.

실제 해외에선 한국의 포렌식 기법을 배우려 한다.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대검 포렌식센터를 모델로 자국에 포렌식센터를 세운데 이어 한국 포렌식 요원들을 불러다 노하우를 배웠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 그리고 남미 국가들도 배우고 있는 중이다.

한국의 포렌식 수사 현황을 설명 중인 이인수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디지털 포렌식 연구소장. 그는 2007년 암호해독 전문가로 특채된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다. 고영권 기자
한국의 포렌식 수사 현황을 설명 중인 이인수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디지털 포렌식 연구소장. 그는 2007년 암호해독 전문가로 특채된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다. 고영권 기자

검찰은 전문화에 더 노력 중이다. 수사관 중 우수자를 뽑아 6개월 동안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고, 이 과정을 통과한 최정예 요원 1~2명을 3년 이상 도제식 집중교육으로 육성한다. 이미 선발된 요원들도 기술 발전에 발 맞춰 지속적으로 재교육한다. 서울대 융합대학원에 아예 수리정보과학과 석사 과정을 만들어 법과 포렌식 기술이 융합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인수 대검 디지털포렌식연구소장은 "포렌식이라면 노트북이나 휴대폰 복원 정도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지만, 포렌식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범죄를 재구성해내는 작업”이라며 “포렌식 기법의 활용도는 계속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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