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가 축축한 체질, 겨드랑이 씻어도 냄새 나면 액취증 의심

[저작권 한국일보]겨드랑이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거나 귀지가 축축할 경우 액취증 증상일 수도 있다. 이 경우 데오드란트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달서구의 조하나(37)씨는 액취증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고 있다. 그는 여름이 되면 사람들이 많은 장소를 피한다. 낯선 사람들이 휴대폰만 만지작거려도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린다. 혹시나 겨드랑이에 땀이 축축한 것을 찍으려는 게 아닌가 해서다.

더 심각한 것은 냄새다. 스스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암내(?)가 난다. 어쩔 수 없이 참여한 모임에서 땀과 냄새 때문에 안절부절못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땀을 나지 않게 해준다는 보톡스를 겨드랑이에 맞아봤지만 효과가 거의 없었고, 땀샘을 간단히 없앤다는 시술까지 했지만 재발했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고 믿은 방법들이 하나둘 무위로 돌아간 후 스스로 ‘계절성(여름) 대인기피증’이란 단어까지 만들었다.

류경석 성형외과 전문의는 “암내라고 불리는 액취증은 겨드랑이 땀이 세균과 반응해 부패하면 암모니아를 방출해 악취를 내는 증상이다”며 “우리나라는 전체인구의 대략 10% 정도가 액취증을 가지고 있고 주원인인 땀샘(아포크라인샘)을 외과적인 수술법으로 제거하는 것이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겨드랑이 암내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땀이 과다하게 나거나 역한 냄새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액취증으로 진단될 수 있다. 백인의 경우 80~90%가 액취증 증상이 나타내기 때문에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들은 중고등학교 체육 시간 후 샤워실을 이용할 만큼 암내를 일상다반사로 받아들인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인구의 약 10% 정도가 액취증을 가지고 있어 비율이 낮지만, 오히려 특별한 증상으로 부각되는 바람에 대인관계, 단체생활 등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액취증으로 인한 겨드랑이 악취는 땀샘의 분비물이 주원인이다. 땀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피부 전체에 분포된 ‘에크린샘’과 겨드랑이, 사타구니, 배꼽 등 특정 부위에 분포된 ‘아포크라인샘'으로 나뉠 수 있다. 하얀색의 점성이 있는 아포크라인샘 분비물은 자체만으로는 큰 냄새가 나지 않는다.

문제는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 땀이 나면 상호 세균작용으로 지방산 등으로 변성되면서 휘발성 물질이 발생한다. 암내로 알고 있는 양파가 썩는 듯한 냄새가 나는 것은 물론 흰옷을 입었을 때 겨드랑이 부분이 노르스름하게 변할 수도 있다.

증상이 가벼울 때는 땀을 흡착하고 땀이 나지 않게 하는 데오드란트를 사용하거나, 겨드랑이 땀샘 부위에 보톡스를 주입해 아포크라인샘에서 분비물이 덜 나오게 하면 냄새를 줄일 수 있다. 데오드란트의 경우 산화알루미늄 성분이 인체에 흡수되면서 땀 분비를 줄여 준다.

하지만 자주 많은 양을 사용하다 보면 겨드랑이 모공 주변의 피부가 착색되면서 마치 수염이 자란 듯이 거뭇거뭇하게 보일 수도 있다. 또 피부 표면층이 각질처럼 두꺼워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필요 이상 과다사용은 지양해야 한다.

겨드랑이에 보톡스를 맞는 것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겨드랑이 땀샘(아포크라인샘 포함)에서 땀 분비량을 줄여 냄새를 줄여 주기는 하지만 6개월 정도만 유지되기 때문에 수술을 원하지 않거나 증세가 가벼운 경우에만 권장한다. 피부가 예민하거나 지나치게 땀이 많이 나는 경우에는 이런 방법은 효과가 없다.

증상이 심할 경우엔 외과적 수술로 아포크라인샘을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수술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피부 절개를 통한 피하 조직 절제법이 효과적이고 재발률도 낮다.

최근 성행하는 고주파나 레이저로 겨드랑이 피부와 지방층 사이의 ‘아포크라인샘’을 용해하는 시술은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워 완벽하게 제거가 어렵다. 지방흡입기인 캐뉼러로 제거해도 겨드랑이 지방조직 안에 있는 아포크라인샘만을 제거하는 것이 어렵다.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면 남아 있는 아포크라인샘 조직이 증식하면서 암내가 점점 강해진다. 재발한다. 즉, 수술 후 액취증이 서서히 재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근원적인 해결방법은 액취증의 원인인 ‘아포크라인샘’을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말끔히 제거하는 방법이다. 피부 진피층 아래 및 지방층에 있는 ‘아포크라인샘’을 정확하게 찾아 긁거나 잘라서 제거해야 한다. 수술 후 1주 정도 붕대를 감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액취증 재발률이 가장 낮은 방법의 하나다.

류 전문의는 “겨드랑이 냄새가 덜 심하다면 생활습관 개선으로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간단한 액취증 수술만으론 재발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아포크라인샘을 직접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류경석 성형외과 전문의가 피부 모식도를 통해 액취증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눈에꽃의원 제공.

류경석 성형외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수술 없이 겨드랑이 냄새 줄이는 법

1. 겨드랑이를 중성 비누로 자주 씻어주고 잘 말린다. 여건이 되지 않을 때는 깨끗한 물로 여러 번 세척하고 잘 말린 후 파우더 등을 뿌려준다.

2. 땀이 많이 나는 행동이나 의복의 겨드랑이 마찰을 가능한 것 줄인다. 습한 환경은 아포크라인샘 분비물과 땀의 부패 작용을 촉진한다. 땀이 난 후 향수를 사용하면 더 역겨운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말려준다.

3. 겨드랑이 제모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땀샘을 자극하는 고칼로리나 고지방 음식을 자제한다.

5. 체중 조절을 한다. 비만일 경우 액취증 증상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의 경우 생리 직전 아포크라인샘 기능이 왕성해질 수 있다.

올바른 데오드란트 사용볍

1. 제모나 면도를 하고난 후 데오드란트를 바로 바르면 약성분이 모공 안쪽으로 들어가 피부발진 및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의료인과 상의해야 한다.

2. 겨드랑이를 씻고 물기를 완전히 말린 뒤에 사용해야 한다. 특정 제품은 물과 섞이면 피부자극을 일으키는 물질이 생성될 수 있는데다 사용 후 반드시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씻어야 한다.

3. 땀이 났을 때는 데오도란트를 덧바르면 더 냄새난다. 땀이 나기 전에 발라야 한다. 땀이 났을 때 바르거나 계속 덧칠을 하면 땀 냄새와 반응해 오히려 더 역한 냄새가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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