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전한 청와대 여야 5당 대표 회동 뒷얘기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오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대화 시작 전 사잔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18일 청와대 회동은 사전에 예고됐던 한 시간을 훌쩍 넘겨 세 시간 동안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영수회담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이뤄졌던 만큼 이날 회동에 대한 ‘뒷얘기’도 무성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여부를 비롯해 공동발표문 도출 과정까지 내내 단어 하나하나를 둘러싼 팽팽한 토론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일 정보보호협정 폐기 ‘홀로’ 반대한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한 '정당대표 초청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날 청와대 회동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만 유일하게 일본이 실제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안보 상 우호국) 배제를 추진할 경우 GSOMIA 파기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황 대표가 '굳이 그걸(협정 파기) 발표문에 넣어야 되느냐'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황 대표만 반대한 것인가’라고 묻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제가 이 부분(군사협정 파기)을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황 대표가 ‘그걸 굳이 발표문에 넣어야겠냐’라며 신중론을 펼쳤다”고 했다.

심 대표는 청와대 회담에 앞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다면 GSOMIA 폐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야 5당 대표들은 전날 공동발표문에서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추가적 조치는 한일 관계 및 동북아 안보 협력을 위협하는 것임을 인식하여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도 GSOMIA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발표문 문구 둘러싼 ‘집단토론’도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회동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핵심 소재와 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ㆍ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자’는 내용이 실제 발표문에서 “소재ㆍ부품ㆍ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로 바뀐 것도 황 대표의 반대 때문이었다고 한다. 정 대표는 같은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소재와 부품에 대한 법적ㆍ제도적 지원을 강구하자는 것에 대해서 한국당이 그렇게 난색을 표명한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단어는 황 대표가 “일본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지만 오랜 실랑이 끝에 들어갔다. 황 대표가 망설이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이거(화이트리스트) 넣읍시다”라고 세게 거들었다는 것이다.

청와대에서 공동합의문이 아닌 ‘발표문’을 내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회동이 1시간 30분정도 지났을 때 “합의문을 만들자”고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거기에 또 이견이 있어 제가 ‘합의문 말고 공동발표문으로 하자’고 제안을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이어 “한 30분간을 대통령께서 가운데, 5당 대표는 앉아 있고 20여 명의 대변인, 청와대 참모, 비서실장들이 빙 둘러서 즉석 토론, 집단 토론이 벌어졌다”며 “’그걸 빼야 된다’ ‘넣어야 된다’ 그러면서 아주 어렵게 발표문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황교안-문 대통령 단독회담 이뤄질까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회담 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회동에서는 문 대통령과 황 대표의 ‘90초 밀담’도 눈길을 끌었다. 회동이 마무리되면서 다른 당 대표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창가로 이동하면서 대화 기회가 마련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황 대표에게 1대1 ‘단독회담’을 제안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앞서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이 올해 5월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담을 공식적으로 제안하자 이를 거부하고 단독회담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문 대통령의 단독회담 제안 여부와 관련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의 필요성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전날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깊이 있고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려면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1대1로 만나서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후 (1대1) 단독회담을 요구하겠냐’는 질문에는 “필요하면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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