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 국무부 청사 전경.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일 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한미일 3국 안보 공조 유지가 절실한 미국 정부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3국 공조가 자칫 한일 간 경제전쟁으로 깨질 것을 우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18, 19일 양일간 도마에 오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재검토’는 민감하기 짝이 없는 이슈이다. ‘중재’와 ‘관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원칙적으로 “한일 양국간 풀어야 할 문제”라는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미국 정부가 과연 GSOMIA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지켜보며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경제 보복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GSOMIA 연장을 재검토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18일 내보내자 미국 정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내달 종료를 앞둔 GSOMIA의 연장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GSOMIA 관련 질의에 대해 “GSOMIA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 있어서 중요한 수단”이라고 답하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리고는 “(GSOMIA는) 북한 비핵화에 대응하는 양국(한일) 국방 관계의 성숙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한미일 3국 간 조정 능력 개선에도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양자 또는 미국을 포함해 3자는 동북아시아의 안보ㆍ번영을 위해 협력 중”이라며 “공동 위협에 대응하는 정보 공유 능력은 이 같은 협력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 GSOMIA의 유지는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부분이라는 뜻으로, 향후 일본의 경제보복이 심화해 실제 우리 정부의 GSOMIA 연장 거부 의견이 두드러질 경우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GSOMIA를 유지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한일 양국 갈등을 중재하거나 어느 한쪽의 편을 들겠다는 시그널은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날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한일간 건설적 관계가 미국의 국익에 직접 연관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양자 문제는 당사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중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데이비드 스틸웰 미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미국에게는 두 나라 모두 중요한 동맹”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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