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너편에서 연 총파업 대회에 참석한 김명환(앞줄 가운데)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정부의 그럴싸한 모양새 갖추기에 들러리 설 생각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기만적인 노동정책에 대한 우리의 폭로와 투쟁으로 노정관계는 전면적 단절로 이어질 것이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수도권 대회가 열린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교차로에 집결한 조합원 7,0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이렇게 경고했다. 33도를 웃돈 땡볕 아래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민주노총 단결투쟁, 노동개악 분쇄하고 노동기본권 쟁취하자”라고 구호를 선창하자 조합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따라 외쳤다. 이들은 이날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겨냥, 탄력적 근로시간제(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제 개편 논의를 당장 멈추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무던히도 대화하고 설득했는데 저임금 문제는 사실상의 최저임금 삭감으로 박살냈고, 장시간 노동 문제는 탄력근로제로 망쳐버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1만여명을 국회로 향하는 길목마다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총 5만명이 총파업에 참가하고 여의도를 포함해 전국 11개 지역에서 총 2만2,000명이 총파업 대회에 나왔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파업이 발생한 사업장 수는 50여곳으로 1만2,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휴가나 노조활동시간 등을 활용해 파업에 참여한 이들을 제외한 수치다. 이는 올해 3월 총파업(전국 30여곳, 3,200명 참여)보다는 많지만 지난해 11월 총파업(전국 80여곳, 9만여명)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이날 파업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데는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큐모가 큰 완성차 노조가 일부 노조전임자와 대의원 등 간부 위주로만 참여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1월 총파업 당시에는 ‘광주형 일자리’에 강하게 반대하던 현대ㆍ기아차지부에서 총 7만7,000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동차산업과 직결된 현안이 없고 사 측과 교섭이 끝나지 않아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 확대 간부만 참여했다. 다만 회사 구조조정 등의 문제로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의 조합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날 파업과 관련,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노총이 단기적인 정책 수용 여부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큰 기조의 변화 방향를 고민해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의 공감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역시 경색된 노정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상대를 설득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총파업의 영향이 일부 사업장에 국한됐지만, 앞으로 노정관계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다. 국회에서 총파업을 촉발한 ‘탄력근로제 확대’논의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예정된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원회는 탄력ㆍ선택근로제와 관련해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노사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본격적인 심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고용노동소위원장인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야대표가 본회의 의사일정 합의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임위 논의가 무의미 하다”며 개의를 반대해 논의는 또 미뤄졌다.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 것은 올해 3월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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