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 탓에 관계가 경색된 한국과 일본을 다음 주 연쇄 방문할 전망이다. 성사된다면 양국에 갈등 해소를 종용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8일 “현재 한미 당국이 볼턴 보좌관의 방한 여부와 일정 등을 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은 볼턴 보좌관이 내주 일본을 방문한다고 보도했고, 특히 NHK는 볼턴 보좌관이 일본에 들른 뒤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방향의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동북아시아 정세 관리와 미국의 역내 안보 이익에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 온 인물이다. 때문에 이번에 한일을 잇달아 찾는다면 현재 양국의 갈등 상황과 관련해 역할을 하려 할 공산이 크다. NHK는 “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한일 양국의 대립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볼턴 보좌관이 양측에 대화에 의한 문제 해결을 촉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볼턴 보좌관이 한일 방문 기간 중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참석하는 한미일 3자 고위급 회동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한 기간에는 정 실장과 만나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 선박 보호 연합체와 관련해 한국의 동참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19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보호를 위한 ‘해양 안보 계획’ 합동 브리핑에 주미 한국대사관 인사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내달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빌미로 대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 대해서도 볼턴 보좌관 방한 중 한미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볼턴 보좌관이 한국에 오면 단독으로는 지난해 3월 취임 뒤 처음이다. 올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직전 부산에서 정 실장, 야치 국장 등과 3자 회동을 하려다 베네수엘라 사태가 격화하면서 취소된 적이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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