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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론만큼 질긴 생분해 비닐, 실외기 없는 에어컨… 이젠 ‘必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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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론만큼 질긴 생분해 비닐, 실외기 없는 에어컨… 이젠 ‘必환경’이다

입력
2019.07.19 04:40
수정
2019.07.19 08:3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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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을 넘어 이제는 ‘필(必)환경’이 ‘대세’다. 분야를 막론하고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거스를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 됐다.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최신 국가 연구개발 성과가 공개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2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2019 대한민국 기후기술대전’을 열고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후ㆍ환경 기술들을 소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3회째 진행되는 이번 기후기술대전에는 연구기관 9곳, 대학 4곳, 기업 24곳이 참여한다.

먼저 플라스틱 비닐봉투를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성 비닐봉투가 전시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이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든 이 생분해성 봉투는 자체 실험 결과 땅 속에서 6개월 이내에 100% 분해됐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이뤄진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제조한다. 지금까지 개발됐던 바이오플라스틱 봉투는 대부분 인장강도가 약해 쉽게 찢어졌지만 화학연은 목재 펄프와 게 껍질에서 추출한 보강재 성분을 첨가해 바이오플라스틱의 인장강도를 나일론과 비슷한 정도로 끌어올렸다.

한국화학연구원이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 인장강도가 나일론과 비슷해 잘 찢어지지 않는다. 화학연 제공
한국화학연구원이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 인장강도가 나일론과 비슷해 잘 찢어지지 않는다. 화학연 제공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기후기술대전’의 전시장 모습. 기후기술대전 사무국 제공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기후기술대전’의 전시장 모습. 기후기술대전 사무국 제공

이른바 ‘녹조라떼’라고 불리는 조류(藻類) 이상 증식 현상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된다. 녹조가 심해지면 대개 수거선(船)이 기포를 발생시켜 녹조를 끌어 모은 다음 빨아들이는 식으로 제거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기포 크기를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으로 줄이는 장치를 개발했다. 수많은 나노 기포가 녹조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녹조들을 흩어지지 않게 붙잡은 채 띄워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상협 한국연구재단 에너지ㆍ환경 단장은 “기포가 작을수록 녹조가 덜 흩어지기 때문에 더 많이 끌어 모을 수 있다”며 “낙동강에 적용해본 결과 기존 수거선보다 녹조 처리 효율을 약 4배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환경을 고려하는 신개념 에어컨 등장을 앞당길 기술도 선보인다. 지금의 에어컨은 여전히 프레온가스나 수소불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냉매로 사용하고 있다. 화학연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과 함께 금속과 유기물질로 구성된 새로운 수분 흡착제를 개발해, 물을 냉매로 쓰면서 실외기 없이 가동할 수 있는 냉방기 시스템을 개발했다. 화학연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기존 에어컨에 필요한 전력의 20분의 1로도 냉방이 가능하다.

고서곤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정책관은 이번 전시회가 “미래 일상을 바꿀 수 있는 기후ㆍ환경 기술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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