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기자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 면에서 시장의 예상을 깬 ‘전격 조치’였다. 한은이 한발 앞선 통화완화 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연내 추가 금리인하 전망도 부쩍 힘을 얻고 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에선 ‘8월 인하론’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다. 그간 한은의 행보에 비춰볼 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이달 말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는 걸 확인한 뒤, 내달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거란 관측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채권시장 종사자 200명을 설문조사 했을 때도 응답자의 70%가 이달 금리동결을 점쳤다.

한은도 이번 금리 인하가 시장을 놀라게 했을 거란 점을 인정했다. 이주열 총재는 “최근 한두 달 동안 미ㆍ중 무역분쟁,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등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시장과 충분히 교감할 여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은 내부에선 전날 금통위 동향점검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2.5→2.2%)의 폭이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을 보고 받은 금통위원들이 조기 인하론으로 급선회했다는 말도 나온다. 금통위가 제한된 금리인하 여력을 감안해, 시장에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깜짝 인하’를 선택했다는 해석도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선제적 인하에 나선 만큼 올해 남은 세 번의 금통위 회의(8월, 10월, 11월)에서 한 번 더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가 다른 품목으로 확대되며 장기화할 확률이 높아진 만큼 한은이 10월이나 11월 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모건스탠리도 한은이 4분기에 재차 금리를 내릴 걸로 전망했다. 노무라투자증권은 연준의 대폭적 금리 인하, 미중 무역분쟁 고조 등을 전제로 8월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은 역시 이전보다 추가 인하에 열린 자세를 보였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한번 내렸지만 향후 경기 상황에 대응할 만큼의 정책 여력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 여력 부족을 강조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견제해 온 그간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다만 이 총재는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계감도 드러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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