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가능 에코리움 개관 한 달… 원시림 속 심신 치료 각광
수백 년 나이를 자랑하는 금강소나무의 국내 최대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 소광리 일대가 명상과 치유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체류형 산림휴양시설인 ‘에코리움’이 이달 1일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 16만6,000㎡에 문을 연지 한 달을 맞고 있다. 최대 150명이 머무를 수 있는 숙박시설 20개동과 금강송 테마 전시관, 금강송 치유센터, 탐방로, 특산품 전시장에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 명상 및 휴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에코리움은 지난 2011년 문화관광부의 문화ㆍ생태관광기반사업에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국비 277억원, 도비 36억원, 군비 108억원 등 총 421억원이 투입됐고, 9년간의 공사 끝에 완성됐다.
에코리움이 들어선 소광리는 울진과 경북 봉화, 강원 삼척의 접경지역이다. 에코리움 뒤로 펼쳐지는 금강소나무 숲은 국내에만 자생하는 금강소나무의 최대 군락지며, 국내 최대 규모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 총 면적 2,247㏊에 1,000만 그루의 소나무가 자란다.
금강송은 조선시대부터 왕실이 직접 관리해 ‘왕의 소나무’로 불릴 정도로 소나무 중 최고로 꼽혔다. 일반소나무는 나이테 간격이 5~10㎜지만 금강소나무는 1㎜여서 재질이 단단하다. 가격도 일반 목재의 15배에 달한다. 2008년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에 타 복원하는데도 소광리 금강송이 쓰였다.
금강소나무 숲길은 아무나 들어가 걷지 못한다. 탐방 희망자는 최소 3일전 홈페이지(www.uljintrail.or.kr)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하루 출입 인원도 제한되고, 걷는 내내 해설사가 동행한다. 중간 탈출로도 없고 산불 조심기간에는 탐방이 통제된다.
에코리움의 숙박시설 역시 프로그램을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다. 방 안에는 취사 공간이 없을뿐더러 흔한 텔레비전도 없다.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다시 태어난다는 뜻의 영어 리버스(rebirth)와 머무르다의 스테이(stay)를 합친 ‘리버스스테이’다. 사찰에서 진행하는 수련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와 비슷한 방식이다. 에코리움의 리버스스테이는 금강송 숲길 탐방을 비롯해 나무로 직접 물건 만들기, 요가, 명상 등으로 짜여 있다.
박학주 울진군 에코리움 태스크포스팀장은 “설계 단계부터 적당히 여가를 즐기는 곳이 아닌 심신의 안정과 치유까지 얻는 공간으로 계획했다”며 “에코리움이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과 회복을 얻는 새로운 삶의 휴식 공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에코리움은 숙박시설인 수련동 외에도 금강송을 비롯해 소나무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금강송테마전시관과 스파, 테라피체험장 등을 갖춘 치유센터, 명상공간인 유트르 등도 갖추고 있다.
울진군은 에코리움을 발판으로 치유 및 관광 산업 육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동해안의 오지(奧地)로 꼽히는 울진은 교통 여건 해결이 숙원이었지만 이 덕분에 환경이 잘 보존돼 관광 자원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전찬걸 울진군수는 “긴 해안선과 국내서 유일하게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덕구ᆞ백암온천이 있는 울진에서는 산림욕과 해수욕, 풍욕을 다 즐길 수 있다”며 “백암 치유의 숲과 해양치유시범센터도 곧 들어서는 울진은 국내 최고의 치유 센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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