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서 총격사건이 벌어져 터키 외교관 한 명 이상이 피살됐다. 아직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한 조직은 없지만 터키는 이미 쿠르드족 분리주의 조직을 겨냥한 보복 공격 준비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현지 언론과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 수도 이르빌의 한 식당에서 터키 외교관을 겨냥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이라크 국영방송 등 일부 언론은 총 세 명이 숨졌고 모두 터키 외교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쿠르드 보안군은 터키 영사관 직원 한 명과 이라크 시민 한 명이 피살됐다고 전했으며, 경찰 소식통은 AFP에 사망자 중 한 사람이 부영사 직에 있다고 했다.
쿠르드 보안당국은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달아난 무장괴한을 쫓고 있다. 목격자 한 명은 로이터통신에 괴한 한 명이 식당으로 들어가 총을 쏜 뒤, 식당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터키 정부는 즉시 성명을 통해 “총격 사건으로 에르빌 영사관 직원 한 사람이 사망했다”고 밝히고 보복 공격을 시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우리는 이라크 정부 및 현지 관계자와 협조해 최대한 빨리 범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으며,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같은 공격을 저지른 자들에게 필요한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터키가 이날 이라크 북부에 가한 공습으로 쿠르드족 분리주의 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요원 7명이 숨졌다. 터키와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PKK는 30년 전부터 터키 정부와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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