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가 초인플레이션에 빠졌던 1923년 은행 지하에 마르크화가 천장에 닿을 정도로 가득 쌓여 있다. 민음인 제공

돈을 바라보는 통념을 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의 로버트 기요사키가 이번에는 ‘가짜들’과 전면전을 벌였다. 이 시리즈의 최신작 ‘페이크(FAKE)’에서다. 무엇이 진짜 돈, 진짜 자산인지 가릴 수 있는 시각을 담았다. ‘부자 아빠’와 함께 자신이 만난 ‘진짜 교사’에게서 얻은 교훈과 경험이 토대다.

전작들처럼 그의 화법은 명쾌하고 분명하다. 이를테면, 자산과 부채의 차이는 동사에 있다고 설명한다. 자산이라는 명사에 흐름이라는 동사가 있어야 진짜 자산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집이 현금 흐름의 방향에 따라 자산이 될 수 도 있고, 부채가 될 수도 있다. 이미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 위기 때 집과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이를 깨달았다.

정부의 돈은 가짜 돈이며, 저축하는 사람은 패배자가 된다는 도발적인 주장도 편다. 종이돈은 오래 간직할수록 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가 말하는 이유다. 반면, 금과 은이야말로 정부나 중앙은행이 찍어 낼 수 없는 진짜 돈이기에 ‘신의 돈’이라고 표현한다.

가짜들 속의 진짜를 집어 내며 저자는 학교 교육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한다. 진짜 필요한 금융 교육을 학교에선 하지 않아서다. 부자 아빠(많이 배우지 못했으나 부자가 된, 친구 마이크의 아빠)에게서 배운 진리 중 하나를 들면서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 물고기는 흙탕물에서만 잡을 수 있다. 부자와 다른 계층의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는 이유는 진짜 금융 교육을 받지 않으면 사람들이 흙탕물에 살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 흙탕물에서 물고기를 잡게 되는 이들은 법체계와 은행, 월스트리트를 운영하는 고학력 엘리트들이다.’

학교 교육을 ‘가짜 교육’이라고 규정하는 근거도 흥미롭다. 학교에서는 실수를 저지르면 멍청해진다고 가르치지만 현실에서는 실수를 저질러야 부자가 될 수 있다, 학교에서는 도움을 요청하면 부정행위라고 하지만 현실에서 사업과 투자는 팀 스포츠다, 학교에서는 세금을 내는 게 애국이라고 가르치지만 현실에서 사실 부자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가짜들에게 세뇌되어 가짜 유리천장 아래 갇혀 있을 게 아니라 눈을 뜨고 깨어나 비상하라’고 말한다. 그의 부추김을 외면할 수만 없는 이유는 20년 간 ‘부자 아빠’ 시리즈로 쌓은 신뢰 때문일 테다.

 ‘페이크(FAKE)’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ㆍ박슬라 옮김 
 민음인 발행ㆍ584쪽ㆍ1만8,000원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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