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보유 회사 구조조정 전담
[저작권 한국일보]KDB인베스트먼트 개요. 김경진 기자

KDB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인력 충원, 사무실 이전 등의 진용을 갖추고 본격 출범했다. 첫 최고경영자(CEO) 기자회견에선 대우건설 처리에 있어 ‘매각’보다 ‘가치 제고’를 당면 과제로 제시하는 한편, 연내 산은으로부터 ‘2호 자산’을 넘겨받을 계획을 밝혔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많은 자회사를 떠안게 된 산은에 있어 KDB인베스트먼트가 ‘해결사’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올해는 대우건설 가치제고 집중”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장은 산은이 보유한 회사를 구조조정하는 업무에 집중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론 민간 자본을 유치해 구조조정의 중심을 국책은행에서 시장으로 전환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 자회사를 관리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기 위해 지난 4월 산은의 100% 출자로 설립됐다. 이후 인수ㆍ합병(M&A), 컨설팅, 회계 등 구조조정 관련 전문가들을 채용하고 사무소를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로 옮기는 준비 과정을 거쳐 이달 공식 출범했다. 지난 8일엔 산은이 사모펀드를 통해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을 ‘1호 자산’으로 인수했다.

산은 수석부행장 출신인 이 사장은 올해 제일 중요한 추진 과제로 대우건설 가치 제고를 꼽았다. 그는 “대우건설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면서 “이는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펀더멘털과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잠재 매수자가 원하는 내용과 형태로 기업을 만들어가면 매수자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KDB생명 등 다른 산은 자회사 매각이 시급해 대우건설 매각 일정을 늦추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두 회사와 대우건설은) 업종이 다르고 잠재 매수자도 다른 집단이라 같은 선상에서 우선순위를 따지기 어렵다”고 부인했다.

이 사장은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하반기에 (산은으로부터)2호 자산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STX조선해양(산은 지분율 35.6%), 한진중공업(16.1%)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시장 중심 구조조정 추구”

이 사장은 장기적으로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 정착에 일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시장은 구조조정이 지금처럼 ‘사회적 구조조정’ 형태를 띠어서는 안되며 부실 원인 제거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장은 “산은이 공공기관이다보니 순환보직, 금융당국ㆍ국회 감사 등 여러 제약 사항이 있었다”며 “이러한 제약에서 탈피한 만큼 유연하고 역동적 관리를 통해 성과를 내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민간 사모펀드 운용사와 다르게 관리하는 회사와 함께 정기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어 투명성을 높이고 관리 회사 가치를 높이겠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산은 자회사라는 한계 때문에 정부 부처나 산은의 입김에서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거란 비관론도 제기된다. 산은 관계자는 “첫 임무인 대우건설 매각을 잘 진행해야 KDB인베스트먼트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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