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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로 멈칫했던… 첨단재생의료법 9부 능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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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로 멈칫했던… 첨단재생의료법 9부 능선 넘었다

입력
2019.07.17 17:33
수정
2019.07.17 18:4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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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한 법안 법사위 소위 통과… 시민단체 “환자 위험 빠뜨려” 반발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무상의료운동본부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첨단재생의료법 법사위 심의를 하루 앞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무상의료운동본부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첨단재생의료법 법사위 심의를 하루 앞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인보사 사태’로 제동이 걸렸던 첨단재생의료법이 국회 통과의 9부 능선을 넘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7일 제2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첨단재생의료법(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첫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

첨단재생의료법은 희귀ㆍ난치병 환자를 위한 재생의료 치료제 개발ㆍ연구를 촉진하며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임상 연구부터 제품화에 이르는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약사법, 생명윤리법, 혈액관리법 등으로 나뉜 규정을 일원화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신속한 심사를 허용하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

줄기세포ㆍ바이오업계 숙원이던 이 법안은 발의된 지 무려 3년 만에 지난 3월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인보사 사태’가 발생하자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로 회부됐다. 당시 지적 사항을 보완한 대안 법안이 17일 법사위 제2소위를 통과했으나, 오후 열릴 예정이던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하면서 국회 통과가 지연됐다. 이날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안과 관련한 여야 이견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법사위 전체회의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첨단재생의료법에 대해 여야 모두 특별한 이견이 없어, 전체회의가 일단 열리면 해당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인보사 양산 법’을 막기 위해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며 연일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법안 통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등은 이날 법안이 소위를 통과하자 성명을 내고, “첨단재생의료법은 임상시험이 다 끝나지 않은 약을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게 하는 ‘조건부 허가’를 손쉽게 하는 악법”이라면서 “환자는 위험하거나 효과 없는 약을 처방 받으며 사실상 실험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남희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정책과장은 “우려와 달리 첨단바이오의약품 조건부 허가대상은 대체치료제가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암 등 중대한 질환과 희귀질환으로 현행 약사법(고시)에도 운영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바이오업계는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자 환영 분위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고 불확실성도 낮아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다. 희귀난치성질환인 신생아 기관지폐이형성증에 대한 줄기세포치료제 ‘뉴모스템’의 임상시험 2상을 2017년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기업 메디포스트는 “신속한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반겼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임상 2상까지 마치면 법적으로 조건부 품목허가를 열어주는 제도는 현재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신생아 기관지폐이형성증 같은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생아 기관지폐이형성증은 출생 후 바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인공호흡을 해야 하는 아기들에서 폐에 무리가 가 생기는 병이다.

그러나 당장 이 법으로 큰 혜택을 보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안을 적용 받는 신약이 유전자치료제나 세포치료제, 줄기세포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분야여서 바로 상용화에 들어갈 만한 단계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김지현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당장 기업에 이득이 돌아가기보다 선진국들처럼 우리도 재생의료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 체계를 갖췄다는 게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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